작은 마음에 큰 느낌표
2013-06-29 (토)
막둥이 졸업과 함께 짧은 가족 여행을 했다. 애리조나에 살고 있는 남동생네로 밤새 달려가서 만남의 기쁨을 안고 가까운 곳에 있는 멕시코와 미국의 국경 지역을 방문했다.
아이들은 다른 나라로 간다는 흥분감에 시끄럽게 재잘거려댔고 정신없는 수다 속에 우린 국경을 넘어 알고도래스라는 멕시코 땅에 들어갔다. 거리에는 호객행위를 하는 사람들로 가득했는데 그 속에는 서너살짜리 어린 아이들도 있었다. 110도가 넘는 더위에도 불구하고 도보로 구석구석 살피고 다녔다. 화려한 색채의 건물들과 관광상품들은 여지없이 멕시코 땅임을 말하고 있었다.
기념품을 사달라고 졸라댈 줄 알았던 아이들은 예상과 다르게 행동하고 있었다. 한참을 구경하고 나서 미국 국경으로 들어서려는데 우리의 발목을 잡는 광경이 있었다. 갓난아기를 업은 엄마가 울며 구토를 하는 어린 딸아이를 달래고 있고 그 옆엔 어린 두 아이들이 울며 바라보고 있었다. 그 옆엔 또 다른 그룹이 몇 있었는데 몸이 많이 아파 보이는 할머니, 작은 껌 통을 들고 하나만 사달라는 아이, 성치 않은 몸으로 토산품을 파는 사람들....
딸아이가 나에게 돈을 요구했고 난 딸의 마음을 이해하듯 지갑을 건넸다. 아이들의 눈에는 눈물이 가득했다. 한참의 침묵을 깨고 딸아이가 건넨 첫 말. “우린 파라다이스에 살고 있어요.” 다른 아이들도 ‘그렇다’고 외쳤다. 아이들의 마음속에 말로 표현하지 못한 큰 느낌표가 있으리라. 그 큰 느낌을 오래 간직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