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역경도 필요하다

2013-06-27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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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채수희 / 수필가

러시아 과학자들이 동물실험을 했다. 첫째 그룹의 동물들에게는 아무런 위험요소 없이 풍성한 음식과 상쾌한 공기, 안락한 환경이 주어졌다. 둘째 그룹 동물들은 초원에서 한가로이 놀다가도 가끔 맹수의 공격을 받았고 먹이를 직접 구해야 했다. 연구결과 안락한 환경에서 살던 동물들이 훨씬 빨리 병들어 죽었다. 긴장과 불안, 노력을 요하는 환경에서 동물들의 건강과 장수가 보장 되었던 것이다.

인간이라고 다를까? 삶의 완성을 위해 불안은 필수요소라는 것이다. 인간은 때로 역경과 절망으로 불안할 수 있지만 불안하기 때문에 도약할 수 있게 되기도 한다. 이 때 희망이 힘이다. 높은 희망을 가진 자만이 크게 성장한다. 인생의 실패란 포기를 말한다.

영화도 마지막 장면을 알면 재미없다. 인생의 묘미도 결과 보다는 미지의 세계로 가는 과정에 있다. 인간은 무엇이 성취되어야만 행복하다고 생각하나 그것은 착각이다. 일단 무엇이 성취되면 행복은 멀리 간다. 그래서 내일의 기쁨과 행복을 찾기보다는 오늘을 감사하는 삶이 행복한 것이다.


세상에는 참으로 희생 없는 만족이란 있을 수 없다는 것을 살아가면서 더욱 절실하게 느낀다. 경제학자들에 의하면 지진, 홍수 등 자연재해 뒤에 일정기간이 지나면 재해지역의 경제는 좋아진다고 한다.

인간의 참 모습은 평상시에는 잘 드러나지 않는다. 고통, 역경과 싸우면서 그 사람의 참 모습이 드러나고 끝까지 잘 싸우는 사람은 그 투지 자체로 성공이다.

세월이 지나고 나면 걱정하지 않아도 될 일이 많다. 인간지사 변화무쌍해서 화가 복이 될 수 있고, 복이 화가 될 수 있다는 새옹지마라는 유명한 고사도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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