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삶의 양면성

2013-06-21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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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상봉 / 철학박사

어떤 마을에서 당나귀가 빈 우물에 빠졌다. 당나귀의 주인은 슬프게 울부짖는 당나귀를 구해 낼 방법이 없었다. 당나귀가 늙었고 쓸모없는 우물도 메우려 했던 터라 주인은 당나귀를 단념하고 마을 사람들에게 도움을 청해 우물을 메우기 시작했다. 그러자 우물 속의 당나귀는 더욱 더 슬프게 울부짖었다.

그러나 잠시 후 당나귀는 잠잠해졌다. 사람들이 우물 속을 들여다보니 당나귀는 위에서 떨어지는 흙더미를 몸을 털어 바닥에 떨어트리고, 발밑에 쌓이는 흙을 밟으면서 점점 높이 올라오고 있었다. 결국 당나귀는 자기를 묻으려는 흙을 이용해서 무사히 우물에서 빠져 나올 수 있었다.

마찬가지이다. 사람들이 자기를 매장시키기 위하여 던지는 비방과 중상과 모함에 해당되는 흙들이 오히려 자기 자신을 성장시키고 자기 자신을 살릴 수 있는 밑거름이 될 수가 있다.


다른 사람이 진흙을 던질 때 그것을 털고, 스스로 밟고 다져서 자기 자신이 더 높이 성장 할 수 있는 발판으로 만들어야 한다.

모든 것에는 양면성이 있다. 양면성을 제대로 보지 못하는 외골수의 삶은 죽은 거울과 같은 한쪽만의 ‘허상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언제나 양면을 볼 수 있어야 하고 또한 뒤집어 생각할 줄도 알아야 한다. 그렇게 살아가는 것이 실상의 삶을 사는 것이다.

불행이라는 것도 사실은 삶의 일부이고 행운으로 바뀔 수도 있다. 행운 역시 큰 재앙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바로 새옹지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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