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괴롭힘’에 대한 인식

2013-06-20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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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이빗 유 청소년 프로그램 코디네이터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정의한 괴롭힘(Bullying)은 청소년 폭력의 한 형태이다. 괴롭힘을 가하는 학생과 괴롭힘을 당하는 학생 사이에는 실제적이든 의식적이든 힘의 불균형이 존재한다. 그리고 공격과 위협은 두 학생 사이에 오랜 시간을 두고 계속된다.

청소년 프로그램 코디네이터로 뉴욕가정상담소에서 일을 시작했을 때, 학생들과의 첫 만남에서 청소년들의 괴롭힘 문제를 함께 얘기했다. 많은 학생들은 자신이 피해자라고 인식했고, 자신이 친구를 괴롭히는 가해자라고 여기는 학생은 아무도 없었다. 단지 두려워서 대답을 피한 것인지, 아니면 자신이 가해자라는 사실을 인정하기가 부끄러워서 대답을 피한 것인지 의문이 들었다. 그래서 게임 방식으로 대답을 유도해 보았다.

예컨대, 진행자가 “뚱뚱하다는 소리를 들어본 적이 있니?”라고 질문을 던지면, 그런 경험이 있는 학생은 대답을 해야 한다. 진행자는 그 때 어떤 기분이었는지 이야기할 시간을 주게 된다. “뚱뚱하다는 소리를 들었을 때, 너의 첫 반응은? 그 때 무엇을 하고 싶었니?” 이렇게 괴롭힘을 당하는 상황을 가정한 몇 가지 질문을 던진 후, 진행자는 질문을 바꾼다. “누군가에게 뚱뚱하다고 해본 적이 있니?”이 질문으로 그들이 특정 별명으로 불렸을 때 어떤 느낌이었는지를 상기시키고, 왜 그들이 누군가를 뚱뚱하다고 부르는 지를 생각하게끔 만든다. 이로써 학생들은 피해자가 되는 것뿐만 아니라, 가해자가 되는 것이 어떤 공통적 연관성을 갖는 지에 대해 깨닫게 된다.


아무도 자신이 누군가에게 상처주고 있다는 것을 인정하려 들지 않지만, 더 큰 문제는 자신이 누군가를 괴롭히고 있다는 것과 자신의 농담이나 말들이 다른 친구에게 상처가 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닫지도 못한다는 것이다.

아이들이 무심코 던지는 단어들이 상대방에게 눈에 보이는 흉터를 만들지는 않지만 그들의 마음속에 영원히 지워지지 않을 깊은 상처를 남긴다는 것을 깨닫도록 가르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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