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푸른 여름 밤

2013-06-15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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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금선 / 수필가

녹음이 가득한 푸른 여름 밤 고독으로 적막한 한구석엔 설핏 바라만 보아도 어설픈 외로움으로 미소 지으며 언젠가 떠난다는 약속이라도 한 양 흔들 흔들 밤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저 넘어 담장 뒤에서는 어디론가 가고 싶어 우는 이름 모를 새들의 이별곡들이 서글프고 애절하게 들리며 살며시 떠나는 그 예쁜 새들의 모습.

그 언젠가는 떠나야 할 우리 인생들 언뜻 보아도 잘 안다고 하지만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모두 무력해지는 듯 그래도 한 떨기 활짝 핀 수련화 되어 하늘의 보화 예쁜 꽃으로 피고 싶네.

당신의 이름을 불러내 눈물의 감사를 호소할 수 있지만 오던 길 뒤돌아보면 부끄럼과 수줍은 것들만이 가득하여 그저 무릎으로 말없이 침묵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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