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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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에 빠져살게 뻔한데...”

2013-06-11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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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인학부모들 여름방학 앞두고 자녀들 걱정태산

중학생 2학년 아들을 둔 김송자(45, 플러싱) 주부는 아들의 여름 방학을 앞두고 요즘 근심거리가 생겼다. 지난 겨울방학의 악몽이 떠올라서다. 아들은 지난 방학 내내 방안에서 꼼짝도 않고 하루 10시간 가까이 컴퓨터 게임을 즐겼다. 달래기도 하고 꾸짖기도 했지만 소용없었다.

김씨는 “학기 중에도 학교에 갔다 오면 대부분 시간을 컴퓨터 앞에서 보내는데 방학이 되면 또 하루 종일 게임에 빠져들게 뻔하다”며 방학이 다가 오는 게 두렵다“고 한숨지었다.

여름 방학이 2주여 앞으로 바짝 다가온 가운데 청소년 자녀를 둔 한인학부모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홀로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게임중독의 유혹에 빠지는 경우가 급증하기 때문이다.


뉴욕일원 가정상담 기관들에 따르면 초등학생부터 대학 초년생까지 한인 청소년 게임 중독은 연령대를 가리지 않으며, 특히 자의식이 강해지는 17~18세 고등학생들이 컴퓨터 게임에 빠지면 좀처럼 헤어 나오지를 못하는 경우가 많다.
18세 미만 한인 학생들의 약 30% 가량이 컴퓨터를 남용하거나 게임에 빠져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상숙 유스&패밀리 포커스 대표는 “요즘 컴퓨터 게임기가 많이 보급돼 자녀들이 언제 어디서나 게임을 할 수 있고 방학 등으로 시간도 많아 인터넷과 게임에 중독될 위험이 높다”며 “학부모들의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청소년들의 게임 중독은 부작용이 크고 심할 경우 자칫 약물중독과 유사한 증세까지 보일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무엇보다 어린 학생들의 경우 호기심이나 주변 친구들을 따라 게임을 시작했다가 이를 절제하지 못하고 게임기를 잡지 못하면 정서불안은 물론 분노가 폭발하는 등 중독 증세를 보이기도 해 조기 회복 치료가 중요하다.

윤성민 뉴욕차일드센터 아시안클리닉 부실장은 “게임 중독은 우울증과 정서불안으로 이어지기 쉽다”며 “인터넷 게임 중독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부모들이 게임을 대신할 프로그램을 마련해 주는 등 주변의 관심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부모가 컴퓨터 사용시간을 강압적으로 통제하기보다 자녀와 합의해서 정하는 게 좋다고 지적한다.

예를 들어 주 1회는 인터넷 휴일로 정하고 하루 중 컴퓨터를 사용하는 시간을 미리 정하고 지키도록 하는 것이다. 특히 자녀가 여가시간에 게임 외에 다른 취미활동을 하도록 유도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한다.<조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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