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타입 A를 벗어나라

2013-06-03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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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창만 / 목사

같은 마을에 사는 두 나무꾼이 산속에 들어가 나무를 했다. 한 사람은 허리가 굽은 노인이었고 다른 사람은 새파란 청년이었다. 두 사람의 일하는 방식은 뚜렷하게 달랐다. 청년은 하루 종일 쉬지 않고 땀 흘려 일했고, 노인은 한 시간마다 쉬어가면서 천천히 일했다.

집으로 돌아갈 저녁이 되어 지게에 쌓아 올린 나뭇단을 서로 바라보았다. 이게 웬일인가? 천천히 일한 노인의 것이 훨씬 많았다. 짐짓 놀란 젊은이가 노인에게 물었다. “정말 이해 할 수 없습니다. 저는 쉬지 않고 열심히 일했고, 영감님은 쉬어가면서 천천히 일하지 않았습니까?” “자네는 쉬지 않고 일만 했지만 나는 틈틈이 도끼의 날을 갈면서 일을 했네.” 노인은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심리학이나 정신의학에서는 청년과 같은 성격을 ‘타입 A’ 성격이라고 부른다. 한국 사람에겐 ‘타입 A’ 성격을 가진 사람이 유난히 많다. 이런 사람은 무엇이든 속전속결로 처리해야 직성이 풀리는 속사포 기질을 가지고 있다.


미국에 온 이민자 중 가장 빨리 자립하는 민족이 한국 사람이다. 야심차고 욕심 많고 남에게 지고는 못 사는 ‘타입 A’의 성격이 빠른 자수성가를 이루어 낸 것이다. 그런데 가장 먼저 쓰러지는 사람도 역시 한국 사람이라는 통계가 있어서 우리를 놀라게 한다.

‘타입 A’형의 사람은 대체로 조급증이 심하다. 완벽성과 조급성 때문에 인간관계가 원만하지 못하다. 참을성이 부족하고 이유 없이 화를 잘 터트린다.

일을 하는 과정에서 몰입의 즐거움을 누리고, 그 과정에서 만나는 사람과 아름다운 인격관계를 이루어 나가는 것이 진정한 삶이다. 타입 A에서 벗어나려면, 틈틈이 나 자신 영혼의 도끼날을 갈아 더 높이 도약하는 창의적 삶을 살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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