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쓰레기와 함께 사는 사람

2013-05-30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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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연규 / 목사

실천하기 위해 바자를 열었다. 많은 사람들에게 도네이션을 받아 모아둔 의류나 생필품 등을 판매하는 행사였다. 지나는 이들이 관심을 갖고 찾아와 각자 필요한대로 찾아서 구매해 가는 모습을 보았다.

가격을 일정하게 적어서 붙여놓지 않고 어떤 것은 몇 십 센트에서 몇 달러까지 판매하는 사람 마음대로 가격을 정해서 판매하도록 하고, 대다수 1달러에서 2달러 정도만 받고 아무리 비싸도 10달러를 넘지 않게 했다.

우리 교회의 주변에는 다민족이 함께 살아가고 있다. 한인은 물론 유럽인이나 아시아인, 그리고 남미인 등 전 세계 민족이 함께 살아가다 보니 부유하게 살아가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가난하게 살아가는 이들도 있다. 그래서 누구를 막론하고 필요한 사람이라면 무조건 나누기 위한 바자를 연 것이다. 이곳 미국에도 1달러가 없어서 한 끼를 해결하지 못하는 이들도 적지 않게 볼 수 있음을 알기에 지나가다가 필요한 것이 있으면 무료로 가져가라는 의미로 매년 몇 번씩 바자를 열고 있다.


제사를 지내는 제기도 일 년에 한 번은 쓰는데 일 년 동안 한 번도 안 입는 옷이 여러 벌이고 일 년에 한 번도 안 쓰는 물건들이 집안에 얼마나 많은가? 일 년 동안에 한 번도 안 쓴다는 말은 필요 없는 물건, 즉 쓰레기라는 말이 된다. 이렇듯 우리는 쓰레기와 함께 사는 사람들이다. 이런 쓰레기들을 안고 살 것이 아니라 서로 나누는 일에 사용한다면 훨씬 더 큰 가치를 지니게 될 것이다.


<김연규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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