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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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가 부으면 간이나 콩팥이 나쁜건가?

2013-05-22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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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 민 영 <내과 전문의>

내과 의사들은 하루에도 다리가 많이 붓는다고 호소하는 환자들을 두세 명 만나게 된다. 그때마다 듣는 얘기는 “선생님, 제가 요즘 간이 나빠졌나 봐요” 또는 “선생님, 제가 콩팥(신장)이 나쁜 것 같은데, 피검사 좀 해주세요” 등의 이야기를 듣는다.

이 글을 읽는 독자들도 위의 제목을 보고, “아니, 다리가 부으면 간이나 콩팥이 나쁜 게 당연한 것 아니냐!”하는 식의 생각을 할 것이다. 그러면, 나는 “좋습니다. 피검사와 소변검사를 해 봅시다. 만약 필요하면 복부 초음파까지도 해서 간이나 콩팥이 나쁜지 정확하게 확인해 드리겠습니다”라고 대답한다.

이러한 경우 실제 피검사, 소변검사(이때는 소변에는 단백질이 검출되는가를 확인해야 한다) 또는 복부 초음파로 간과 콩팥의 모양과 병변 여부를 확인하는데 90% 이상의 환자들은 간이나 콩팥의 문제가 전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것을 환자들에게 간과 콩팥에는 이상이 없다고 설명해 주면 다 놀라면서, “이상이 없다고 하니 한편 좋기도 하지만 왜 다리가 부었을까요?”라고 반문한다.

여기서 다리가 붓는 원인과 이유를 다 열거해 보기로 하겠다. 다리가 붓는다는 것은 몸의 잉여 수분이 다리의 연부조직(soft tissue)에 고인 상태를 말한다. 의학적으로는 ‘부종’이라고 부른다.

그러면 왜 잉여분의 물이 생겨서 다리에 고이는가? 물은 위에서 아래로 흐르는 성질이 있으므로, 잉여분의 물이 몸에 있다면 당연히 발부터 붓는다. 그 다음에는 양다리, 그 다음에는 양 허벅지 순으로 올라온다. 그래도 몸에 잉여분의 물이 있으면 뱃속에 물이 차게 된다. 이것을 ‘복수’(復水)라고 부른다. 그래도 잉여분의 물이 있으면 허파에 물이 고인다. 이것을 ‘폐부종’이라고 부른다. 또는 허파를 싸고 있는 두 개의 주머니(늑막) 사이에 물이 고이는데, 이것을 늑막강 삼출(pleural effusion)이라고 부른다. 이쯤 되면 환자는 숨이 차서 견딜 수가 없게 된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왜 잉여분의 물이 고이는가? 첫째, 몸에 잉여분의 나트륨(소듐)이 많으면 이 나트륨이 많은 양의 물을 끌고 다녀 잉여분의 물이 다리에 고여 붓게 된다. 그래서 짜게 먹지 말라고 권고 한다.

둘째, 심장병이 있으면(특히 심부전) 우심방의 기능이 떨어져 다리에서 올라온 정맥피를 빨리 폐로 내보내지 못하므로 대정맥부터 다리에 있는 혈관 전체에 피가 많이 고이게 된다. 그러면 다리 정맥의 압력이 높아지면서 정맥 안에 있는 피 속의 물이 혈관 밖으로 빠져나가 다리의 연부조직에 물이 차게 돼 다리가 붓는다.

셋째, 간이나 콩팥 기능이 잘못되어도 붓는다. 그러나 이런 경우는 10%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넷째, 다리 하지 정맥 안에 있는 밸브(valve) 기능이 잘못되면 정맥피가 심장 쪽으로 올라가지 못하고 역류하여 다리에 몰리면서 다리의 부종이 생긴다.


다섯째, 드물게 다리 심부 정맥 혈전증(deep vein thrombosis)이 생기면 다리의 피가 혈전에 막히므로 다리 정맥의 압력이 상승하여 다리에 부종이 생긴다.

여섯째, 피 속의 알부민이 물을 끌어안고 있는 능력이 있는데 알부민이 부족하면 물이 혈관 밖으로 빠져나와 다리가 붓게 된다.

그러면, 어떤 검사가 필요할까? 피검사로 간과 신장 기능검사, 알부민 검사, 나트륨 수치 등을 체크하고 소변검사로 알부민(단백질)이 유출되었는지를 조사한다. 필요하면 복부 초음파로 간과 콩팥을 직접 조사한다. 또, 심전도를 찍어서 심장기능을 보고 필요시 심장 초음파를 실시한다. 다리 정맥 부전증이나 하지 심부정맥 혈전증은 다리 정맥에 직접 초음파(leg vein doppler)를 실시하면 알 수 있다. 그러므로 여러분들은 다리가 붓는다는 것이 간과 콩팥 기능이 잘못되어 생기는 것이라고 단순하게 생각하지 말고 내과 의사선생님을 찾아가서 꼭 정확하게 조사해 치료받기 바란다. 문의 (213)480-77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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