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윤창중과 한국인

2013-05-20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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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상훈 / 워싱턴 주

요즘 윤창중 사건으로 인하여 한국의 언론들이 물 만난 개구리 떼처럼 시끄럽다. 더 크게 떠들어야 자기들이 더 도덕적 군자처럼 보일까봐 그러는 모양이다. 아직 정확한 물증이나 확증도 없이 여론 몰이 하여 북한식 공개재판의 형태로 몰아가는 한국의 여론과 언론의 수준이 미개하기 짝이 없다.

피해자라고 나선 미국 측 인턴여성은 아직 조용한데 미국검찰이 아직 공소제기도 하지 않은 상태인 피의자 신분, 즉 그냥 혐의만 받고 있는 윤창중을 오히려 한국 본국이 나서서 “얘는 범법자가 확실하니 제발 잡아가 달라”고 미국 경찰을 조르는 형국이다.

한마디로 코미디 중에 일급 코미디이다. 미국 군인이 한국에서 종종 성추행 현장범으로 검거되는데 이때 미국당국은 어떻게 자국민을 보호하고 있는지 비교가 된다. 한국이 언제부터 이렇게 도덕적 결벽증에 빠져 있었는지 아주 헷갈린다.


지난번 프랑스 사람인 IMF 칸 총재는 그야말로 혐의가 확실한 성추행을 범하였다. 하지만 프랑스 국민들은 지금 윤창중 사건에서 보여주는 한국의 언론과 여론처럼 그렇게 마녀 사냥을 하지 않았다.

청와대에 거의 유일하게 남아 있는 보수우파의 기수였던 윤창중은 이렇게 종북좌파 무리들의 간교한 여론몰이에 걸려들어 현재 벼랑 끝에 서있다. 아직 아무런 결정적인 범법의 물증도 없는데 보호받아야 할 최소한의 인격을 철저히 자국민들에 의해 짓밟히고 있다.

추후 미국경찰이 정확한 물증을 토대로 하여 윤창중 무혐의라고 수사종결을 내리면 지금까지 윤창중에게 앞 다퉈 토악질 해대던 언론과 뭇 여론들은 그 죄 값을 어떻게 치를까? 우리의 냄비근성이 정말 한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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