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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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치료의 미래: 표적 치료제

2013-05-15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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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과 건강

2001년 5월10일은 암치료에 있어서 획기적인 전기가 마련된 기념비적인 날이다. 바로 이마티닙(Imatinib), 상표명 글리벡(Gleevec)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은 날이다. 스위스의 제약회사인 노바르티스(Novartis)가 개발한 만성 골수성 백혈병 치료제인 글리벡은 표적 치료제(Targeted therapy)라는 새로운 장르의 암치료 기법의 시초가 되었다. 정상 세포는 놔두고 암세포에만 발현되는 유전자 변이를 공격하여 암세포만을 파괴하는 새로운 개념의 치료제다. 정상 세포에 미치는 영향이 적어 치료로 인한 부작용도 많이 감소되었다. 이 치료제로 인해 과거에는 무서운 불치병으로 여겨졌던 만성 골수성 백혈병이 이제는 조절 가능한 ‘만성병’으로 바뀌었다.

기존의 항암화학요법 (Chemotherapy)은 암세포가 자라기 위해 분열할 때 이를 공격하여 암세포를 파괴하는 것이 주된 기전이다. 매우 효과적인 치료법이다. 그러나 항암화학요법은 암 세포뿐만 아니라 정상세포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특히 분열과 증식이 활발한 부분인 구강 및 위장관의 점막, 머리카락, 골수 세포 등에 영향을 미친다. 그런 이유로 인해 점막염이 생겨 입안이 아프고, 복통 및 설사 등이 생기고, 머리카락이 빠지며, 골수 세포수가 줄어들어 감염이나 출혈 등의 원인이 된다.

글리벡의 개발 이후 수많은 표적 치료제들이 개발되어 암치료의 성적이 크게 호전되었고, 치료를 받는 환자들의 고통도 상당히 감소되었다. 향후 미래의 암치료 방향은 점차적으로 부작용이 많은 항암화학요법을 줄이고, 다양한 표적치료제를 복합사용하여 암을 ‘만성병’처럼 장기간 조절하는 쪽으로 갈 것이다.


예를 들어 전이가 된 4기 대장암의 경우 과거에는 5년 생존율이 1년을 간신히 넘었지만, 이제는 3년을 넘어 4년을 향해 가고 있다. 유방암은 4기 판정을 받고도 5년 이상 생존하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게 됐다.

물론 표적치료제도 문제점이 있다. 일단 표적치료제가 효과가 있으려면 표적이 되는 인자가 암세포에 존재해야 한다. 같은 종류의 암이라도 이런 표적인자가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표적치료제에 대한 반응이 다르다. 특히 표적치료제의 가격은 대개 항암화학제보다 훨씬 비싸기 때문에 이런 치료제는 표적인자가 있는 환자에 선별적으로 사용해야 한다.

그러나 아직도 어떤 환자에게 이런 표적치료제가 가장 효과적일지를 판단하도록 도와주는 지표에 대한 연구가 부족하다. 암 치료가 개별화되어 같은 종류의 암이라고 할지라도 표적인자에 따라 여러 종류의 표적 치료제를 복합 사용하여 장기적으로 암을 조절하는 날이 머지않아 올 것이라 기대해 본다. 문의 (213)388-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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