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인들 울리는 사기행각

2013-05-14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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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지나 김 / 가정상담 전문가

한인들을 상대로 상담을 하다 보면 요즘 세태가 참으로 많이 변한 것 같다. 전에도 물론 그런 일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요즈음은 그 정도가 더 심해졌다는 생각이 든다.

내게 상담을 의뢰해온 사람들에 따르면 배우자를 구한다는 한인남성을 만나 사기를 당한 한인여성이 있는가 하면, 어떤 남성은 시민권을 가진 한인여성의 유혹에 넘어가 적지 않은 돈을 갈취 당했다고 하소연한다. 먹고 살기가 어려워져서인지 이런 식으로 사기를 당하는 한인들이 최근 급속히 늘어나고 있음을 피부로 실감할 수 있다. 한인사회 뿐 아니라 주류사회에서도 경기 침체기에는 각종 사기 사건들이 기승을 부리곤 한다.

한순간 사기에 걸려들어 힘든 미국생활에서 모은 돈 등 모든 것을 날리고 망연자실해 하는 피해자들을 보면 안타까운 마음 금할 길 없다. 금전적 피해도 피해지만 이들이 안고 살아가게 될 마음의 상처가 더욱 안타깝다. 깊은 감정적 상처는 재기의 의지를 꺾어버린다.


이런 사례가 늘면 늘수록 남는 것은 불신이다. 한인사회가 서로 믿고 살 수 있는 사회가 되기가 어려워지는 것이다. 날로 각박해 지는 분위기는 바로 이런 불신에서 비롯되고 있다고 보면 된다.

어떠한 일이 있어도 남을 울리는 이러한 사기 사건은 한인사회에서 추방되어야 한다. 문제는 사기를 당한 한인들이 이를 노출시키지 않고 쉬쉬하려 든다는 점이다. 그래서 사기사건이 더욱 기승을 부리는 악순환이 계속되는 것이다. 사기 피해를 당했을 경우 쉬쉬하기만 할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드러내 구제받을 수 있는 방법도 찾고 같은 피해의 재발을 막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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