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겨우 16년을 살았지만 뉴저지 페어론 고교에 재학 중인 김찬원(10학년·영어명 탐·사진)군은 남미 페루와 인디언 마을 체로키(노스 캐롤라이나)를 벌써 10번이나 다녀왔다. 목회자인 부모님을 따라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시작한 선교여행이 매년 최소 2회 이상씩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 것.
비록 기독교적 복음전파가 주목적인 여행이지만, 정작 목사 아버지가 매 여행 때마다 김군에게 강조한 건 “타인을 위한 삶, 인류에 공헌하는 삶을 배우라”는 것이었다고 한다.
실제로 일주일 단위로 진행되는 선교여행에서 김군은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사람들의 집을 청소하고, 페인트칠을 했다. 인디언 마을 양로원에 가선 노인들에게 책을 읽어주고, 온갖 굳은 일을 도맡아 하는 등 여행 기간 전부를 소위 남을 위해 사용하고 돌아왔다.
김군은 “(선교여행은) 아무런 재정적 문제없이 편안하게 자라고 있던 나를 일깨워 줬다”며 “매번 눈을 여는 새로운 경험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 경험 가운데 누군가를 돕는 것에 대한 즐거움과 기쁨을 찾게 됐다”며 “다른 사람의 행복은 또 다른 의미로 내 행복이었다”고 덧붙였다.
이런 김군이 요즘 들어 새롭게 깨닫는 사실이 있다고 했다. ‘누군가를 돕는 일’은 꼭 먼 남미나 인디언마을에만 있지 않다는 사실이 그것이다. 김군은 “얼마 전 공부부담과 성공에 대한 강박관념으로 힘들어하는 학교 친구의 아픔을 알게 됐다”며 “체로키 인디언들을 돕듯, 페루의 아이들을 도와줬듯 이 친구도 돕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고 소개했다. 그래서 김군은 그 친구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또 같은 한인 2세로 자신이 겪은 어려움과 아픔 또한 공유했다.
그렇게 조금이나마 위안을 얻고 치유가 되어가는 친구를 바라보면서 김군은 가까운 곳에도, 특히 친구관계 가운데서도 관심을 기울여야 할 사람은 분명 있다는 걸 알게 됐다. 앞으로의 인생을 바꿀만한 매우 중요하고 소중한 발견이었다.
김군은 “단순히 돈, 물질이 없어서 겪는 어려움 이상으로 정신적이고 감정적인 고통도 누군가 나서서 도와야 할 문제”라며 “멘토까진 아니더라도 앞으로 누군가에게 좋은 친구(Peer)가 되고 싶다”고 고백했다.
다행히 태생적으로 낙천적이고 적극적인 성격을 지닌 김군은 누군가에게 좋은 친구가 되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라고 했다. 다만 조금 더 눈을 크게 뜨고 친구의 아픔을 발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말을 잊지 않았다.
드럼과 브레이크댄스가 취미인 김군은 앞으로 문학과 음악을 동시에 접목할 수 있는 분야에서 자신의 꿈을 펼치고 싶어 한다. 이를 위해 다양한 음악과 문학작품을 틈틈이 접하고 있다고. 또 학업 성적도 뛰어나 현재 역사와 수학, 영어, 어카운팅, 과학 과목을 ‘아너 클래스(honor’s class)’에서 수강할 정도로 수재로 통한다.
김군은 뉴저지 페어론 소재 평화교회 김재준 담임목사와 강미라 사모의 2남1녀 중 장남이다. <함지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