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등학생들도 성적 부담 관심 갖고 관찰 손가락 물어뜯거나 두통·위경련 등 의심 대화통해 어려움·고민 들어주는 등 예방
■자녀 스트레스 해소 도와주기청소년의 가장 심한 스트레스는 학업 문제에서 비롯된다. 겉으로 봐서는 멀쩡한 학생이 어느 날 갑자기 자살한다든가 혹은 자해를 하는 등 비정상적인 행동으로 주변을 놀라게하는 일들이 가끔 벌어지고 있다. 최근에 한국에서 전국 1등을 강요한 어머니를 살해한 고교생 사건이 보도되어 충격을 준 적이 있다. 전국 고등학교 문과 3학년 가운데 4,000등 안에 드는 우등생이 더 좋은 성적을 받아오라는 어머니의 집요한 요구를 견디다 못해 결국 어머니를 살해하는 패륜을 저지른 것이다. 자녀들이 학업으로 인한 스트레스 때문에 감정적·육체적·정신적으로 병들어가고 있지나 않은 지 살펴볼 때이다. 미국이 한국에 비해 전반적으로 대입시 경쟁이 치열하다고 볼 수는 없지만 아이비리그 등 명문대학을 가기 위한 상위권의 경쟁은 살인적(?)이라고 할 수도 있을 정도로 치열한 면이 있다. 미국도 학교의 스트레스는 이젠 심각한 수준으로 변했다. 특히 미국도 대학입시가 날이 갈수록 과열 현상을 보이면서 스트레스 때문에 고통을 받는 학생의 수효는 점차 늘어나고 있다. 2007년 전국 소아과학회에 따르면 초·중·고생의 스트레스가 위험수위를 넘어선 가운데 이들이 대학교에 입학해서 우울증, 걱정, 완벽주의,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경우가 급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녀들이 어릴 때부터 학업에 열중하면서 과외활동도 즐기고 스트레스를 덜 느낄 수 있도록 지도하는 것은 학교보다는 부모들의 역할이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자녀들이 스트레스를 피할 수는 없지만 적절하게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을 알아본다.
■어린 자녀들도 스트레스를 느낀다
보통 대학입시를 앞둔 고등학생이 느끼는 학업 스트레스가 심각하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 어린 초등학교 학생때부터 벌써 학업에 따른 스트레스를 느끼기 시작한다.
즉 중·고등학생만 스트레스를 느끼는 것이 아니라 초등학교 학생들도 스트레스를 느끼는 것은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초등학생들도 좋은 성적을 올리는 데 따른 스트레스를 받으며 일단 중학교에 올라가면 서서히 대입 스트레스를 받기 시작한다. 예를 들어 초등학교 학생들은 표준 시험에서 좋지 않은 결과를 얻을 것을 두려워한다. 초등학생들도 표준 테스트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테스트에서 높은 점수를 받기위해 애쓰다보면 스트레스를 자연히 느끼게 마련이다.
■학업 관련 스트레스를 주시한다
학부모들은 자녀들의 스트레스와 관련된 징후와 행동에 대해서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 의도적으로 손가락을 물어뜯는다든가 절망,비관의 감정을 표출하는 행동은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징후이다. 두통, 위경련, 통학거부 등의 형태로 스트레스가 표출되기도 한다. 또한 폭력적인 행동을 한다든가 게임을 지나치게 많이 하는 등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한 자녀들의 행동이 각각 다를 수 있기 때문에 패턴을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
■시간관리 기술을 가르친다
오늘날처럼 학교에서 숙제가 많은 환경에서는 시간 관리와 정리 기술이 스트레스와 싸우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숙제를 제때 마치려면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해야 한다. 제출기한이 임박해서 밤새워 숙제를 하는 것 보다는 미리 미리 나눠서 정기적으로 하면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다. 자녀에게 숙제를 계획성 있게 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을 가르친다. 숙제를 하나하나씩 완성해 가면서 성취감 또한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만약에 학생이 과목별로 숙제를 끝내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면 부모가 하나 하나 끝낼 때마다 점검을 해줄 필요가 있다. 또한 자녀가 TV나 비디오 게임 때문에 산만하지 않도록 조용한 학업 장소를 제공해줄 필요가 있다.
또한 밤늦게 공부하는 것보다는 일찍 일어나서 공부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는 사실을 알려준다. 왜냐하면 공부를 밤늦게까지 오래 많이 하면 좋을 것 같지만 숙제의 집중도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만약에 학업진도를 쫓아가는 데 어려움이 있다면 학업 성취도를 높이기 위한 방법을 한 번 찾아본다. 많은 학교들이 숙제클럽, 수학클럽, 튜더링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이곳에 등록해서 숙제라든가 학업 진도를 잘 쫓아갈 수 있는 방법을 알아본다.
■자녀의 스케줄이 과중하지 않은 지 알아본다
과제가 너무 많을 때 학생들은 스트레스를 받는다. 특히 일부 고등학생들은 의욕이 넘쳐서 아너스, AP 클래스 외에도 특별활동으로 이어지는 과중한 스케줄을 자초할 때가 있다. 이럴 때는 반대로 자녀들이 본인의 능력과 시간에 맞게 스케줄을 적정하게 조절해 줄 필요가 있다.
과욕은 금물이다. 욕심을 부려 과도하게 학과목을 수강하고 특별활동에 커뮤니티 서비스까지 모두 잘 하려다가는 오히려 쉽게 지칠 수 있다. 약간의 휴식시간을 두면서 적정한 시간 수면을 취하고 학업에 매진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더 효율적이라는 사실을 자녀들에게 주지시킨다.
자녀들이 지쳐서 나가 떨어지거나 스트레스로 힘들어하는 일은 줄어들 것이다. 초등학생들도 스케줄에 부하가 걸려 고전할 수 있다. 초등학생 자녀가 클럽활동도 하고 운동도 하는 등 바쁘다면 집에서 숙제를 하기보다는 클럽활동이 끝났을 때 현장에서 자투리 시간을 이용해 시키고 집에 와서 휴식을 취하게 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어떤 자녀들은 간혹 바쁜 스케줄을 잘 소화하기도 한다. 그러나 일단은 자녀들이 숙제도 하고 놀기도 할 수 있게 시간의 잘 균형을 잡아 줄 필요가 있다. 만약에 부하가 많이 걸린다면 학교의 과제와 특별활동을 조금 줄여주는 것이 좋다. 어린 자녀들은 수퍼맨이 아니다. 놀지 않고 공부만 한다고 해서 효과가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잘자고 운동하게 하며 식사시간도 함께 한다
대부분의 학생들이평균 수면 시간을 채우지 못하고 수면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적정한 수면을 취해야 학업능률도 오르고 몸도 더욱 건강해질 수 있다. 따라서 적정시간을 운동하는 것이 필요하다. 심신이 피곤하면 학업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육체적으로 건강하다면 학업성취도가 한결 높아질 것이다. 또한 가족간의 대화를 나누면서 긴장을 이완시키는 시간도 필요하다. 일주일에 최소한 4~5차례는 가족이 함께 식사를 하면서 밀렸던 이야기도 하고 학교에서 있었던 일 등을 소재로 대화를 나누어야 자녀들이 현재 어떤 상황에 있는 지 파악할 필요가 있다. 아침 등교시간 등에 바빠서 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식사하면서 자연스럽게 나누다보면 자녀의 스트레스 요인을 파악하기도 한결 수월해질 것이다.
■부모가 스트레스를 주지 않는 지 관찰한다
어떤 학부모들은 자녀에게 학업 스트레스를 가중시켜 오히려 자녀가 더 스트레스를 받게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한다. 자녀들을 보자마자 대뜸 시험 성적을 잘 받았느냐고 질문을 던진다면 당신이 어떤 것보다도 학점을 중요시 한다는 것을 인식하게 해 최악의 경우 자녀들이 컨닝을 하게 하는 압력을 줄 수 있다.
그 대신 “학교에서 무슨 재미있는 일이 있었는가” “무엇을 배웠는가”등의 질문을 던지는 것이 훨씬 자녀에게 바람직한 대화이다. 이러한 대화를 통해 자연스럽게 자녀의 긴장이 풀어지고 부모에게 이야기를 하게 되면서 현재 겪고 있는 학업상의 어려움 등도 자연스럽게 털어놓게 된다. 한 과목 성적이 나쁘게 나왔다고 해서 자녀의 앞날이 망쳐지는 것도 아니다. 멀리 보고 대범하게 대처할 필요가 있다. 자녀를 성적에 연연하는 학생으로 만들기보다는 성적을 뛰어넘어서 자신이 좋아하는 과목을 열심히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다.
■학창시절에 좋은 추억을 갖도록 해준다
공부만 열심히 잘 한다고 해서 성공한다는 보장은 없다. 학창시절에 즐거운 추억을 자녀들이 많이 가질 수 있도록 해주는 것도 부모의 역할이다. 주말에는 자녀들을 데리고 바다, 산 등 자연을 찾아 학업에 지친 자녀에게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필요가 있다. 부모와 자녀들과 함께 보낸 시간은 돈 주고도 살 수 없는 소중한 추억이 되며 자녀가 평생을 살아가는 데 많은 힘이 된다.
<박흥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