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쏘리”가 없는 중국인들

2013-04-20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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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승호 / /LA

딸의 성화에 못 이겨 LA집을 세주고 이민생활 첫 출발지로 왔다. 옛 고향인 하시엔다로 이사온 것이다. 이민 와 처음 정착하고 아이들이 고등학교 다닐 때까지 살았던 곳이다. LA의 바쁘고 빠른 생활보다는 조금 느슨하고 틀에서 벗어난 생활을 하고 있다.

그동안 크게 변한 것은 없지만 중국 사람들이 부쩍 많아진 것은 큰 변화다. 중국어로 된 간판들 사이로 한글 간판이 가뭄에 콩 나듯 끼어있다. 테니스를 치러 운동장에 가도 중국인 일색이다.

그런데 이 사람들은 무뚝뚝하고 인사성도 별로 없다. 공을 치다 실수할 때 하는 “쏘리”도 거의 하지 않는다. 게임이 끝나면 서로 악수하는 것이 기본 예의인데 그렇지도 않다. 가끔 언성을 높이며 말다툼을 하기도 한다.


경제력은 클지 몰라도 매너는 말이 아니다. 반면 코트에 나오는 유일한 일본인은 매너가 좋아 대조적이다. 처음에는 중국인들의 무매너를 받아들이기 힘들었지만 내가 먼저 “쏘리”라는 말로 사과하니 무례하게 굴던 중국인들도 조금씩 이를 따라 하기 시작했다.

사과는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자신을 낮추는 행위다. 우리 모두는 미국사람들의 몸에 배인 “쏘리”를 배워야 한다. 그래야 진정한 미국시민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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