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70년대 대표적 저항시인 김지하 인터뷰

2013-04-18 (목)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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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의 핵폭탄 위협...국민들 불안해 하지 않는다"

▶ 한국의 숨은 재능과 미국의 장점이 만나야 된다

70년대의 대표적인 저항시인으로 이름을 날린 김지하 시인이 북가주를 방문했다. 지난 12일 스탠포드대학 아태연구소(소장 신기욱) 초청으로 열린 강연회를 위해서다. 그는 이날 강연회를 끝내고 기자들과 함께하는 간담회 겸 인터뷰 시간을 가졌다. 간담회 내내 그만의 특징이랄 수 있는 거침없는 투박한 말투와 비속어가 섞여 있었지만 그의 얘기 속에서 김지하 시인이 추구하는 가치와 생각을 들을 수 있었다.

김지하 시인과의 일문일답이다.

- 최근 남북한의 관계가 매우 고조되고 있다. 북한과 김정은에 대한 평소의 생각을 말해달라
▲ 그런 ‘애’에 대해 무슨 생각을 가지겠는가? 나는 시인이지 정치가가 아니다. 공산주의라는 게 먹자고 시작한 것인데 3대에 걸쳐 세습왕조 만들고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이 좋은 뜻으로 가져간 돈으로 핵폭탄을 만들고, 인민 300만 명을 굶어 죽이는 나라다. 말할 가치가 없다. 핵폭탄도 제대로 쓸 수 없을 것이다. 미국이 갖고 있는 한 못쓴다. 한국의 주식시장이 매우 예민한데 북한의 핵폭탄 위협에도 꼼짝하지 않는다. 국민은 불안해하지 않는다. 다만 걱정만 하고 있다.


- 박근혜 후보 지지선언 이후 한국작가회의에서 제명 논란까지 일었는데 불편하지 않는가?
▲ 들어간 적도 없는데 제명을 한다고? 나는 개인적으로 정치에 관심이 없다. 내가 살고 있는 곳이 무실리라는 곳인데 그냥 허름한 무실리 촌 영감으로 살다 죽으면 그만이다. 그래서 그들이 나를 비판한다고 해서 화가 나지 않는다. 근데 나는 박근혜 대통령이 좋다. 왜? 그가 여자이기 때문이다. (여성 시대가 오고 있다는 관점에서) 여자가 한번 해보라는 것이다. 또 하나는 기독교에서 원수를 사랑하라고 하지 않은가?

- 예전에 쓴 시 가운데 민주주의를 갈망하는 내용이 많은데 현재 민주주의가 이뤄졌다고 보는가?
▲ 민주주의가 이뤄지고 있고 앞으로도 이뤄져야 한다. 민주주의는 이상한 이데올로기라고 할 수 있다. 완벽이라는 게 없다. 이것은 유럽 정치과학자들의 일반적 견해다. 민주주의는 완전형이 없다. 그래서 어찌 보면 민주주의는 허상인지도 모르겠다.

- 한국에서 새 정권 들어선 후 소통이 잘 안 된다는 지적이 있다.
▲ 정권 내부사정이다. 잘 모른다. 하지만 상당 부분은 민주당에 문제가 있다고 본다. 민주당이 사사건건 시비를 건다. 그래서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도도 역대 대통령의 취임초기에 비해 낮게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 한국에 있어 미국은 어떤 존재인가?
▲ 미국은 국가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전세계 사람들이 살아가는 생존방식이라고 보는 게 맞다. 미국이 옳은지, 그른지와는 다른 차원의 문제이다. 거의 알려지지 않았지만 캘리포니아의 수십만대의 풍력기 등 풍부한 에너지, 대공황 실업문제 등에 대비해 애리조나주 무인지경에 미리 준비중인 사막 농토개선사업 등을 보고 놀랐다. 전 세계에 다시 공항이 오더라도 미국인들은 몇년간 먹는 것을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그동안 다시 공항을 이겨내기 위한 준비작업으로 보면 된다. 한국의 숨은 재능은 이처럼 장점이 많은 미국이 큰 나팔수가 돼 불어줘야 세계화가 되고 돈도 생긴다. 이제 시작이다. 싸이의 ‘말춤’이나 K-팝을 봐라.

<이광희 기자>

김지하 시인이 지난 12일 스탠포드대학 아태연구소 초청 강연회를 끝낸 후 인터뷰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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