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우리민족끼리’

2013-04-16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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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경모 / 건축가

요사이 ‘우리민족끼리’라는 말이 언론에 많이 오르내린다. 북한의 대남 또는 대외 선전용 웹사이트인 모양이다. 그런데 지금 70대 후반 이상의 사람들이라면 우리민족끼리라는 이 말을 60여년 전에 귀가 따갑게 들었던 일을 기억할 것이다. 또 그와 함께 또 다른 말이 생각 날 것이다.

‘양군철수’다. 얼마나 듣기 좋은 말들이었나. 여기저기 ‘우리끼리’ ‘양군철수’라는 벽보가 나붙고 새벽 골목길에 누군가가 뿌려놓은 ‘삐라’가 떨어져 있는가하면 눈이 시뻘게서 벽보를 뜯고 삐라를 치워버리던 청년들의 모습을 기억할 것이다. 아마 서북 청년단원들이었을 것이다.

어떤 학자가 전쟁 중에 가장 잔인한 전쟁은 종교전과 사상전이요 그 다음이 동족간의 전쟁이라 했다. 그렇다고 보면 우리는 가장 잔인한 전쟁을 치른 게 아닌가. 이제 그들은 또 다시 ‘우리민족끼리’를 표방하고 있는 모양이다. 일방적으로 밀어 부치는 사람들과 ‘우리끼리‘의 대화가 가능할까.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선의가 그들을 변화시켰는가? 이명박 전 대통령의 강경책이 그들을 더 적대적으로 만들었는가? 둘 다 아닌 것 같다. 그들의 과거 60여년 간의 행적을 살펴보면 어떤 일관성이 뚜렷이 보인다.

대한민국의 체제를 수호하려면 무엇보다도 그런 일관성의 정체를 제대로 깨닫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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