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국에서 본 김종훈 칼럼

2013-04-12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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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근필 / 전 페닌슐라 한인회장

지난 3월31일자 워싱턴포스트에 기고한 김종훈 박사의 글은 서울의 언론과 지식인들을 크게 흥분시켰다. 한국혈통을 지닌 미국시민이 한국을 비판했기 때문이다. 이 시비는 며칠간 이어졌다.

왜 이 글을 썼는지에 대한 해석은 없다. 민족주의는 폐쇄주의와 무관치 않다고 본다. 지금 세계 여러 나라는 국적을 초월해 인재들을 스카웃하기에 바쁘다. 하지만 한국은 세계 인재들을 멀리 하는 경향이 있다. 입으로는 세계화, 글로벌 시대를 외치면서도 말이다.

이율배반적으로 느껴진다. 미국에서는 오래전부터 유학생들에게 정부, 대학, 기업, 연구기관에서 영주권을 주거나 신속하게 시민권을 부여하면서 이들의 두뇌를 미국으로 흡수시키고 있는데 비해 한국은 모든 면에서 까다롭다. 한국에서는 미국 시민권을 포기 하라는 압력이 매우 높다. 이런 분위기에서 힘들게 쌓아 올린 지식과 기술을 한국에 누가 쏟아 놓겠는가.


인재확보 없이 선진국 문턱으로 들어가기가 힘들다. 지식사회는 인적자원의 이동이 쉽고 자유스럽게 이뤄지는 사회다. 그런데도 한국의 문은 꽉 닫혀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미래과학부를 발전시키겠다는 목적이 있어 김종훈 박사를 한국으로 초청 했다. 최첨단 과학을 진흥 시키지 않으면 선진국 대열 진입이 힘들기 때문이다. 김 박사는 미국의 과학 산업을 잘 이해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기업가이며 경험이 풍부한 사람이다.

그러나 한국 언론은 광란에 가까운 보도행태를 보였다. 김 박사가 미국 시민권자라는 사실에만 집중했다. 또 상식 밖의 일들을 파헤쳤다. 국가 창조라는 말이 이들에게는 무색할 정도다.

한국과 미주 한인들이 공동의식을 가져야만 한국에 이익이 된다. 한국은 미주 한인들에 대한 불필요한 숨겨진 차별(Glass Ceiling)을 제거해야 한다. 김 박사의 꿈은 무산 됐어도 그에게 기대를 걸었던 한국 시민이 많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것이 그나마 위안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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