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뭔가가 이상한 사회제도

2013-04-11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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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그네스 한 / 한국학교 교감

미국에서 10여년 이상 직장생활을 하며 열심히 세금을 낸 우리 엄마가 받는 소셜연금은 1,800달러 정도인데 의료보험을 빼고, 세금을 빼면 1,500달러 정도 받으신다. 정부에서 혜택을 준다는 노인 아파트를 신청하려는데 인컴이 조금, 아주 조금 많아 해당사항이 없단다. 이가 아파서 치과를 가니 치과보험 없다고 생돈을 다 내야 한단다.

미국 땅에서 직장생활을 한 번도 하지 않으신 시어머니께서는 사회보장제도 혜택을 받아 노인아파트에서 아주 싸게 세 들어 사시고, 의료보험 혜택도 무료로 받고, 치과보험도 혜택을 받고 계시다.

물론 미국에서 직장생활하지 않고 집안에서 살림하신 분들이 집밖에서 직장생활을 한 분들보다 열심히 살지 않았다는 것이 아니라, 세금을 낸 사람들과 세금을 내지 않은 사람들의 사회보장 혜택에 문제가 있어 보인다는 생각이다.


오바마 대통령의 의료보험 제도가 서민들을 위한 변화이기를 바랐더니 도리어 우리들이 짊어지고 가야 할 의무가 더 커진 듯하다. 의료보험료가 또 많이 오른다니 내 의료보험을 아예 없애버릴 수도 없고, 아플 때마다 한국으로 뛰어갈 수도 없고, 현찰 박치기로 매번 병원에서 흥정을 할 수도 없고, 정말 고민이다.

세일즈 택스도 올라 가까이에 있는 카운티들의 세일즈 택스를 알아보고 뭐든 싼 곳에서 구입하려고 노력을 해야 하니 먹고 사는데 필요한 식품 이외엔 어느 것도 구입하기가 점점 싫어진다. 나이 들면 이런 궁색함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으리라 생각했었는데, 실생활은 더 쪼그라지는 것 같아 천국이라는 미국에서의 생활이 재미가 점점 없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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