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김정은이 죽는 길과 사는 길

2013-04-04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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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종성 성신여자대학교 교수

2010년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만행을 일으켰던 김정일이 그 이듬해에 죽고 그의 아들 김정은이 등장했다. 28세의 젊은 나이라는 불안감은 있었으나 서방국가 유학 경험 등으로 북한 변화에 대한 일말의 기대감이 있었다.

그러나 그것은 커다란 오산이었다. 김정은은 문명의 시대에는 도저히 있을 수 없는 망나니짓을 계속하며 한반도의 위기를 최고조로 몰아가고 있다.

그렇다면 이렇게 철없는 김정은을 어떻게 해야 하겠는가? 이 시간에도 굶주리고 있는 수백만의 북한 주민을 위하여, 한반도 평화뿐만 아니라 동북아 평화 나아가 세계 평화를 위하여 이제 대한민국은 물론 미국, 중국 등 주변 강대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특단의 조치를 준비해야 할 때이다.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 가장 먼저 떠올릴 수 있는 것이 ‘레짐 체인지’(Regime Change)이다. 즉, 김정은을 제거하는 것이다. 그 방법은 크게 2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하나는 김정은의 통치수단을 무력화하는 것이고 둘째는 군사적인 방법을 사용하는 것이다.

김정은이 지혜나 덕으로 북한을 통치할 리 만무하니 강압과 돈으로 다스릴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강압에 대해서는 신경 쓸 필요가 없을 것이다. 강압적인 수단을 사용하면 할수록 북한 주민들로부터 증오를 받을 것이고 증오를 받으면 받을수록 김정은의 생명은 단축되기 때문이다. 남은 통치수단인 자금 즉 돈줄을 차단하면 모든 것이 해결된다.

그동안 여러 가지 제재 방안 가운데서 눈여겨 볼 수 있었던 것은 2005년 북한의 돈세탁 창구로 지목하고 자금거래를 동결시켜 북한에게 피 말리는 고통을 가했던 BDA식의 강도 높은 금융제재였다.

이를 상기하여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협조로 북한 자금추적 전담조직을 창설하고 거래은행 결제시스템을 중단하는 등 초강력 자금 차단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유일한 통치 수단이 끊기니 정권 생명이 단축될 것은 분명하고 김정은 체제 붕괴는 초읽기에 들어갈 것이다.

두 번째 방안은 군사적인 방법으로 김정은을 제거하는 것이다. 대한민국이 주도하고 주변 강국의 공조 아래 특수부대를 북한에 침투시켜 김정은을 제거하는 것이다. 미국이 주도하여 파키스탄에서 처단한 오사마 빈 라덴의 경우를 본다면 비현실적인 대안은 아닐 것이다.

김정은이 살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것인가? 그렇지 않다. 새로 출범한 박근혜 정부는 보다 유연한 대북정책인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를 추진하고 있다. 김정은이 살 수 있는 길은 바로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의 수용이다.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는 남·북간에 핵ㆍ인권 등 이슈에 대화로 신뢰를 쌓고, 신뢰가 쌓이면 교류협력을 강화하고, 교류협력이 활성화되면 북한에 인프라를 구축하는 등 보다 폭넓은 지원을 통하여 통일의 기반을 조성하겠다는 것이다. 이것은 급진적이 아니라 점진적인 것이고 단기적이 아니라 장기적인 것이기에 김정은도 여유를 가지고 수용할 수 있는 최적 방안이다.

따라서 김정은은 이러한 천재일우의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된다. 바로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를 수용하는 것이 자신이 살 수 있는 유일한 길임을 명심해야 한다.

지금이야말로 김정은이 죽는 길을 택할 것인지 사는 길을 택할 것인지 신중하게 생각해야 할 때이다. 만일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를 수용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김정은의 돈줄을 끊거나 군사적인 방법으로 세계평화의 암적 존재인 김정은을 제거할 수밖에 없다. 김정은에게 운명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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