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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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프업/ NJ 테너플라이고교 11학년 이소은.주호 남매

2013-03-18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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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세계 누비며 특종 잡아요”

“지금까지 취재를 위해 만난 사람이요? 버락 오바마 대통령,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부 장관,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립자, 패리스 힐튼 그리고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까지... 셀 수 없이 많아요. ”

수십년간 취재 현장을 누볐던 중견 기자에게서나 나올 법한 대답일 것 같지만 예상 외로 이 같은 답변을 한 사람은 고등학생 남매다. 뉴저지 테너플라이고교 11학년에 재학 중인 이소은(18)양과 이주호(17)군 남매는 지금까지 ‘최연소 기자’ 자격으로 만난 취재원만 150명이 넘는다며 자랑스러워했다.이들은 ‘기네스북’에 최연소 기자로 등재될 정도로 비록 어리지만 그래서 더욱 저돌적이며, 또 열정이 넘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물론 언론계에는 새로운 바람으로 자신들의 존재를 각인시키고 있기도 하다.

남매가 기자라는 직업과 인연을 맺기 시작한 건 4년 전 한국의 한 잡지사에서 개최한 에세이 컨테스트 대회에 입상하면서부터다. 당시 이 잡지사는 남매의 참신한 글에 칭찬을 아끼지 않으며 한번 ‘인턴기자’로 활약해 보지 않겠냐는 제안을 했고, 남매가 흔쾌히 허락하면서 오늘날에 이르렀던 것이다.


“시간이 흐를수록 취재거리를 찾는 노하우도 생기고, 또 기사를 쓰는 실력도 늘어나면서 이 일에서 재미를 찾기 시작했어요.”
결국 처음에는 작은 취미로, 또 재미로 여긴 기자직이었지만 점차 활동 범위가 넓어지고, 만나는 사람들이 다양해지면서 본격적으로 전 세계를 누비게 됐다는 설명이었다.

지금까지 남매는 한국 언론사의 지원을 받아 하와이와 플로리다, 워싱턴 DC 등을 수차례 방문했다. 전문가들은 남매의 기사가 ‘아이들의 신선한 시각’을 담고 있어서 좋다고 말한다. 틀에 박히거나, 뻔한 기사가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물론 그렇게 되기까지는 취재원들에게 때론 난감한 질문도 던져야 했고, 상대방이 불쾌할 정도로 저돌적으로 다가가야 했던 적도 많다.그래서 2011년 오바마 대통령의 영부인인 미셸 오바마를 만났을 땐 경호원에 의해 제지를 당했고 뒤이어 밖으로 쫓겨나 신분조회를 당하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남매는 “겁은 났지만 그래도 이렇게 경험하는 것 하나하나가 어린 우리에겐 소중하다”고 고백했다.

지난 2007년 유학생 신분으로 미국에 온 남매의 꿈은 무엇일까? 이들은 “지금은 학생기자 생활을 통해 많은 사람을 만나고 다양한 경험을 하면서 자신의 꿈을 찾아가고 있다”며 “꼭 기자가 아니더라도 자신의 목소리를 당당하게 낼 수 있고 그 말 한마디로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함지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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