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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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봉사의 기쁨

2013-03-15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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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병선 / 뉴욕예술가곡연구회장

내가 지난 38년 동안 살아온 동네 근처에는 아름다운 공원이 있다. 1935년 록펠러가 세운 67에이커의 이 공원은 어디를 둘러봐도 절경이어서 언제나 새로운 감동을 준다.

28년 전 7월의 어느 무더운 오후였다. 잡초들이 너무나 무성하여 꽃나무들이 시들시들해가는 것을 보고 잡초를 뽑기 시작했다. 이후 잡초 뽑기 자원봉사를 지금까지 하고 있다. 나는 잡초 뽑는 일을 즐긴다. 무더운 여름날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나도 모르게 2~ 3시간 동안 열중하는 때도 종종 있다. 아름다운 꽃들이 잡초들에 묻혀 시들며 죽어가고 있는 애처로운 모습이 보이기 때문이다.
3년 전 공원 북쪽입구에 개나리꽃을 심었으면 좋겠다는 나의 제안이 받아들여져 300미터 거리에 개나리꽃 나무를 심었다. 봄이 오면 노란 개나리꽃이 만발하여 공원을 찾는 방문객들과 주민들에게 큰 기쁨이 되고 있다. 그 이후 이 일대를 시간 있을 때마다 청소를 하니 공원길이 깨끗해졌다.

여러 인종이 모여 사는 이곳은 본래 휴지조각과 쓰레기들이 널려있는 곳이었다. 이러한 곳이 깨끗해지니 주민들이 퍽이나 기뻐한다. 주민들은 나를 볼 때마다 반갑게 맞아주고 감사의 마음을 진지하게 전한다.

작년 여름이었다. 50대 중반 미국 여성이 쓰레질을 하고 있는 나에게 다가왔다. 수년 동안청소를 해주어 늘 깊이 감사한다며 어떤 대가를 받느냐고 물었다. 아무것도 받는 것은 없고 내가 좋아서 자원봉사 할 뿐이라고 하자 그는 목이 메어 흐느끼며 감격한다. 나의 하루하루는 보람과 기쁨으로 가득한 즐거운 생활로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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