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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형제 농구코트 장악

2013-03-07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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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틀리 고교 크리스천.조슈아 현군 전체 70%득점 투맨쇼

▶ LI 클래스B 챔피언십 결승전

한인형제 농구코트 장악

차세대 황색돌풍의 주인공이 될 크리스천(왼쪽)·조슈아(오른쪽) 현 형제.

경기 종료 16초전. 형의 그림 같은 패스를 건네받은 동생이 주저 없이 던진 공은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가 골대에 꽂혔다. 심판의 ‘3점슛’ 확인 휘슬이 울리자 크리스천 현과 조슈아 현 등 두 형제는 손을 맞잡으며 부둥켜 안았고 전광판이 53-55를 가리키며 역전을 알리자 관중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뉴욕주립대학 올드 웨스트베리 칼리지 체육관에서 5일 펼쳐진 ‘롱아일랜드 클래스B 농구 챔피언십’ 결승전의 한 장면이다. 낫소 카운티 챔피언 위틀리 고교와 서폭 카운티 챔피언 바빌론 고교가 접전한 이날 명승부전의 승리는 종료 5초를 남기고 또 한 번의 역전 드라마를 쓴 바빌론 고교에 돌아갔지만 관중들은 위틀리 고교팀 한인 형제의 활약상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

이날 경기에서 팀의 주장이자 주전 포인트가드를 맡은 형 크리스천(12학년)군이 20득점을, 주전 슈팅가드를 맡은 동생 조슈아(10학년)군이 18득점을 해 도합 38점으로 팀 전체 득점의 70% 이상을 이들 한인 형제가 성공시켰기 때문이다.
최종 스코어 56대 55로 아쉬운 1점차 패배를 뒤로하고 돌아선 형제지만 이미 ‘농구신동’으로 뉴욕의 유력 일간지 ‘뉴스데이’에 수차례 대서특필되며 롱아일랜드 지역에선 명성이 자자하다.


뉴욕한인농구협회 현야곱 회장의 장남인 크리스천군은 "아버지의 말릴 수 없는 농구열정 탓에 3세 무렵부터 농구공을 갖고 놀기 시작했다"며 위틀리 고교팀에서 이례적으로 8학년부터 주전 선수로 뛰었다고. 동생 조슈아군 역시 자연스레 농구에 재미를 붙여 같은 팀의 주포로 활동 중이다.

선수생활 중 각종 상과 트로피를 대부분 휩쓸었던 두형제의 활약으로 위틀리 고교팀은 12년 만에 낫소카운티 챔피언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특히 또래에 비해 큰 키를 자랑하는 조슈아군은 "장차 ‘황색돌풍’을 일으켰던 제레미 린을 뛰어넘는 최고의 아시안계 농구선수가 되겠다"는 포부다.

학업성적도 아주 우수해 명문대 진학을 희망하는 현씨 형제는 "농구공이 골대 그물을 통과하는 소리를 들을 때마다 최고의 희열을 느낀다"며 "그 순간을 위해 흘렸던 땀의 의미를 되새기며 단지 최고가 되기보다는 항상 최선을 다하는 마음가짐을 잃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천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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