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현대판 종교전쟁

2013-02-27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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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의견

▶ 추재옥 / 의사

영토전쟁은 땅을 점령함으로 끝이 나지만, 마음을 송두리째 빼앗아야 하는 종교전쟁은 영원히 그 끝이 보이지 않는다.

중세기에 보면 성스러운 십자군들이 잔인한 방법으로 너무나 많은 살생을 자행해 현지인들의 반발을 사고 결국은 전쟁에 패하고 만다. 예수는 네 이웃을 네 몸처럼 사랑하라고 하셨는데 종교가 뭐 길래 이처럼 많은 사람들이 희생재물로 바쳐져야 하는지 참으로 안타깝다.

한인사회에도 교회들이 내부 종교전쟁으로 시끄러운 곳이 많은 모양이다. 그 때문에 가까이 지내던 친구들 사이가 벌어지고 때로 욕설까지 주고받는 원수 사이로 만들어지고 있다. 들리는 말에 의하면 교단의 권력자들이 갑자기 교인총회를 소집해 대다수 교인들의 의사를 무시하고 담임 목사를 즉각 파면시켜 버리는 일도 있다고 한다. 이것은 중세기 눈멀고 귀 막힌 강퍅한 교황의 종교재판이나 다를 바가 없다.

베네딕토 16세는 고령으로 인해 직무수행에 적합하지 않다는 이유로 평생직인 교황직에서 물러났다. 높고 높은 자리에서 낮은 데로 내려온 베네딕토 교황의 사랑과 겸손을 배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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