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빗 김(C2 Education 원장)
MOOC(Massive Open Online Courses)은 인터넷 상에서 진행되는 명문 대학의 무료 대형 강의다. 학점은 수여되지 않지만 스탠포드, MIT, 하버드, 다트머스, 노스웨스턴, 듀크, 예일과 같은 명문 대학의 강의를 세계 어느 곳에서나 인터넷을 통해 무료로 들을 수 있는 시스템이다.
2008년에 처음으로 시작된 MOOC은 2011년 예일 대학에서 제공한 3개의 MOOC 강의에 과목당 무려 10만명이상이 등록하면서 세간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교수 한 사람이 10만 명의 학생들을 가르칠 수 있는 것은 온라인이라는 매체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예일 대학의 성공 후 두 명의 스탠포드 대학 교수는 이윤을 추구하는 MOOC 제공 업체 ‘코세라(Coursera)’를 만들었다. 코세라는 스탠포드, 펜실베니아 대학, 듀크, 조지아텍을 포함하는 명문대 교수들의 무료 온라인 강의를 제공하는데 현재 전 세계적으로 250만명 이상의 가입자를 갖고 있다. 이 후 MIT, 하버드, UC 버클리에서 코세라의 이윤 추구에 반하는 비영리 MOOC 제공 업체인 ‘에드엑스(edX)’를 만들기도 했다.
현재 대부분의 대학들은 MOOC에서 수강한 강의에 대해 대학 학점을 수여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최근에 조지아 주립 대학(Georgia State University)에서 MOOC을 수강한 학생이 해당 과목의 지식을 증명하면 대학 학점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산호세 주립 대학(San Jose State University) 역시 MOOC 강의에 학점을 제공하는 것을 시험하는 시범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이와 같은 추세로 미뤄 언젠가는 많은 대학에서 MOOC 강의에 학점을 인정하는 때가 오지 않을까 예측해 본다.
온라인 무료 대형 강의인 MOOC은 대학 진학을 앞둔 우리 자녀들에게도 큰 유익을 줄 수 있다. AP 과목과는 달리 학점으로 인정되지는 않지만 고등학생 자녀들이 MOOC을 통해 기대 이상의 성과를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MOOC이 우리 자녀들에게 줄 수 있는 유익에 대해 살펴보자.
◎눈에 띄는 이력: MOOC의 인기에도 불구하고 아직 고등학생들 중에서 MOOC을 수강하는 학생들은 많지 않다. 따라서 한 두 개의 MOOC 수강 기록은 대학 입학 지원서에 눈에 띄는 이력을 만들어 줄 것이다. 명문대에서 제공하는 온라인 강의를 수강했다는 것은 남다른 이력이 되기 때문이다.
◎특정 대학에 대한 선호도 표명: 아이비리그 대학 중에서 특별히 하버드 대학에 진학하고 싶은 학생이 있다고 하자. 왜 하버드가 자신에게 맞는 학교인지를 묻는 질문에 대해 대부분의 학생들은 할 말이 별로 없을 것이다. 하지만 하버드 대학 교수의 MOOC 강의를 들은 학생이라면 하버드 대학에 대한 보다 풍부하고 실질적인 정보와 경험을 바탕으로 효과적으로 대답할 수 있을 것이다. 특정 대학을 선호한다면 해당 대학에서 제공하는 MOOC 수강으로 자신의 선호도를 표명할 수 있다. 또한 해당 대학이 정말로 내가 원하는 대학인지 강의를 통해 미리 경험해 볼 수도 있다.
◎실제로 맛보는 대학 강의: MOOC이 대학 강의실에서 듣는 강의와 동일하지는 않지만 MOOC은 우리 자녀들에게 실제 대학 강의를 미리 맛보게 해준다. AP과목 역시 대학 수업에서 요구되는 학업량 및 독해력과 작문 기술을 요구하고 있지만 수업 자체는 고등학교 교실에서 고교 교사에 의해 진행된다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MOOC은 현직 대학 교수들 그것도 명문대 교수들이 진행하는 수업이라는 점에서 실제 대학 강의와 거의 동일한 경험을 제공한다.
◎대학 학점 취득 가능성: 아직은 대부분의 대학에서 MOOC 수강 기록을 학점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대학에 합격한 뒤 해당 학과 사무실에 이에 대해 문의해 볼 수 있다. MOOC을 통해 수강한 과목을 시험 등을 통해 학점으로 인정을 받을 수 있는지 물어 보는 것이다. 안되면 할 수 없지만, 혹시 누가 아는가? 생각지도 않은 학점을 취득할 수 있을지… 이미 일부 대학에서 MOOC 강의의 학점 인정을 위한 파일럿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는 것을 염두에 두고 가능성을 열어 보자.
MOOC은 단순히 대학 입시에만 유익을 주는 것이 아니다. 그 자체만으로도 많은 유익이 있다. MOOC을 통해 평생 학습을 손쉽게 이뤄낼 수 있기 때문이다. 설령 시작했다가 수료하지 못한다고 해도 시작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 수강하는 과정을 통해서 새로운 지식을 습득했기 때문이다.
전 세계적인 기아 대책에 대해 관심이 있는가? 전기에 대해 공부해 보고 싶었는가? 수퍼 히어로와 과학 간에는 어떤 관계가 있을까? 작곡은 어떻게 하는지 배우고 싶은가? www.edx.org나 www.coursera.org를 통해 명문대에서 제공하는 MOOC을 들어 보자. 평소에 관심이 있었던 분야에 대한 양질의 강의를 무료로 들을 수 있을 것이다. 부모들도 도전해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