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직 입학사정관들이 말하는‘ 명문대 전략’
▶ 대학은‘12학년 성적’가장 눈여겨 본다
많은 학생 및 학부모들의 공통된 관심사는 명문대 입학사정에서 가장중요시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답을 찾는 것이다. 최고의 학업성적과 시험점수, 독창적인 과외활동 등이 중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명문대합격을 위해 정해진 공식은 없다고 보는 것이 옳다. 대학마다 입학사정방식을 외부에 공개하는 것을 꺼리며 이를 막기 위해 극도의 보안을 유지하고 있어 학생 및 학부모들이 관련 정보를 손에 쥐는 것은 쉽지가 않다. 하지만 이에 안테나를 곤두세우고 관련 정보 수집에 신경 쓰다 보면 의외로 보석 같은 정보를 얻을 수도 있다. 9~11학년생들과 학부모들이 알아두면 도움이 될 명문대 입학사정 관련 정보를 전직 입학사정관들을 통해 알아봤다.
G P A·SAT 만점이라고
합격 보증수표 아니야
‘아시안은 창의성 부족’
고정관념 극복도 과제
에세이 통한 차별화 갈수록 중요
SNS에서 이미지 관리도 이젠 필수
■ 높은 시험점수는‘ 훅’(hook)이라고 볼 수 없다
명문사립대, 특히 아이비리그 스쿨 입학 문을 뚫으려고 하는 학생들은 저마다 4.0이 넘는 GPA와 높은 SAT·ACT 점수를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만점에 가까운 표준학력고사 점수를 확보했더라도 입학사정관들의눈길을 잡아끄는 ‘특별한 무기’ (훅)가 되지는 않는다.
경쟁력 있는 시험점수를 얻으면 그 학생의 입학원서를 입학사정관이 꼼꼼히 읽어 볼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지 합격 보증수표는 아니다.
스펙이 서로 비슷한 경쟁자들과 차별화를 위해서는 지원한 대학과의 적합성, 배움에 대한 뜨거운 열정,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했다는 점을 입학원서, 추천서, 에세이 등을 통해 드러내 보여야 한다.
■ 학생을 둘러싼 사회·경제적 배경은 매우 중요하다
많은 한인가정들이 쉽게 간과할 수 있는 부분이다. 부모의 학력수준이 고교 졸업 이하이거나 어려운 경제여건 속에서 성장했을 경우 이를 숨기지 말고 에세이나 추천서를 통해 부각시키는 전략이 필요하다. 명문대학들은 역경을 극복하고 높은 성취도를 보인 학생들을 높이 평가하기 때문이다.
■ 사립 고교 출신이라고 유리한 것은 아니다
명성 있는 사립 고교를 다니면 명문대 입시에서 절대적으로 유리할 것이라고 믿는 사회적 통념은 엄연히 존재한다. 하지만 명문대 입학사정에서 이 공식이 통한다고 믿으면 곤란하다.
아이비리그 스쿨인 다트머스 칼리지의 경우 매년 신입생의 70%는 공립 고교 졸업생으로 채운다. 가능하면 다양한 사회적·경제적 배경을 가진 학생들을 캠퍼스로 끌어 모으려는 트렌드가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 재학 중인 고등학교의 프로파일을 이해하라
모든 고등학교는 재학생들이 꼭 알아둬야 하는 공식 프로파일(official profile)을 가지고 있다. 대학 입학사정관들은 이 프로파일을 지원자들의 스펙을 상대적으로 평가하는 도구로 활용한다.
프로파일은 그 학교의 인적 사항, 클래스 랭크 및 GPA 가산점 부여 정책, 학업성적 분포, 제공하는 클래스, 표준 학력고사 평균 점수, 대학 진학률 등 다양한 정보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자료다.
■ 네트웍을 만들고 사람을 통해 정보를 얻어라
특정 대학에 입학원서를 제출한 뒤 인터뷰 제안을 받을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만약 대학이 동문(alumni) 인터뷰를 제안하면 이를 네트워킹 기회로 해석하고 꼭 응하도록 한다.
인터뷰는 단순한 입학사정 절차가 아니라 다른 경쟁자와 스펙을 차별화하기 힘든 지원자가 자신의 강점을 대학 측에 어필할 수 있는 절호의 찬스로 생각해야 한다.
많은 대학들은 지원자가 얼마나 대학에 관심을 보이는지 꾸준히 점검한다. 캠퍼스를 방문할 때에도 입학사무실에 들러 궁금한 점들을 물어보는 것을 잊지 말라.
■ 일부 대학은 학생의 ‘파일’을 만들고 이를 계속 업데이트 한다
실제로 한 아이비리그 대학은 지원자가 대학에 보낸 이메일 내용, 페이스북 같은 소셜네트웍 사이트에 올린 개인 프로파일, 교직원과의 전화 통화 도중 한 발언 등 두드러지는 점을 메모해 파일에 보관하기도 한다.
학생이 대학이 제안한 인터뷰에 응할 경우 단순히 인터뷰만 하는 것이아니라 인터뷰를 하는 사람이 인터뷰 내용을 메모해도 좋다고 허락하
는 것이나 다름없다.
명문대 진학이 목표라면 평상시 구글 서치 박스에 자신의 이름을 타이핑해 어떤 정보가 뜨는지 확인해야 하며 소셜 네트웍 사이트를 정기적으로 방문해 타인의 오해를 살만한 글이나 사진을 과감히 삭제해야 한다. 이미지 관리는 본인이 책임지는 것이지 다른 사람이 해주는 것이아니다.
■ 대학들의 마케팅 전략에 빠져들지 말라
일부 대학들은 SAT 점수가 아주 높게 나온 학생들의 연락처를 칼리지보드 등을 통해 입수한 뒤 학생들에게 꼭 지원하라고 유혹하는 전략을쓴다. 이런 연락을 받는다고 우쭐해 할 필요는 없다. 특별한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대학들의 이 같은 행위는 학생들에게 헛된 기대를 심어주는 역효과를낸다. 대학들로부터 대학 소개 책자를 우송받거나 캠퍼스 이벤트에 참가하라는 이메일을 받는 것도 마케팅 전략의 일환이지 그 학생의 합격이 보장된다는 뜻이 아니다.
■ 얼리 디시전이 얼리 액션보다 합격 가능성이 더 높다
‘얼리 디시전’ (early decision)은 단 한 개의 대학에 조기전형으로 지원한 뒤 합격하면 그 대학에 꼭 등록해야 하는 제도를 말한다.
반면에‘ 얼리 액션’은 합격해도 꼭 등록해야 할 의무가 없다. 대학 입장에서는 얼리 디시전으로 지원하는 학생이 더 매력적으로 보인다. 그 대학이 가장 진학하고 싶은 대학이라는 점을 공표한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얼리 디시전은 상대적으로 적은 수의 학생들이 활용한다는 점도 합격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대학들은 실제 등록률을높이려고 안간힘을 쓰기 때문에 얼리 디시전을 고려하는 방안을 검토해봄직 하다.
■ 12학년 성적이 당락을 가른다
과거에 명문대 입학사정관들은 지원자들의 10~11학년 성적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봤다. 하지만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10~11학년 때 좋은 성적을 받는 것은 기본이고 오히려 12학년 때 성적이 올라갔는지, 떨어졌는지를 유심히 살펴본다.
일부 학생들은 졸업시즌을 앞두고 정신이 헤이해지는 ‘12학년 병’ (senioritis)에 걸려 성적이 수직하락하기 때문이다. 12학년 때 마무리를 잘하는 것은 마라톤을 끝까지 완주하느냐, 못하느냐에 비교된다. 아무리 힘차게 출발했어도 골인지점에 도달하지 못하면 의미가 없다.
대학들은 이 점을 눈여겨본다.
■‘ 플러스 알파’를 추가하라
입학경쟁이 심한 대학의 문을 노크하는 학생들은 요구받는 정보만 원서에 기재하는 것에 만족하지 않는다. 자신의 장점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플러스 알파’를 끼워 넣으려고 노력한다. 플러스 알파란 학생의 탤런트와 열정, 관심사를 보여줄 수 있는‘ 엑스트라 정보’를 말한다. 여름방학 동안 해외에서 벌인 봉사활동, 추가 에세이, 대학교수와 함께 한 연구활동 등이 이에 해당된다.
■ 갈수록 커지는 에세이 비중
다트머스 대학의 한 전직 입학사정관은 “지원자들이 써내는 에세이의 대부분은 특별한 내용이 없다”며“에세이를 쓸 때 위험 선을 넘지 않
으면서 어느 정도 모험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에세이는 입학원서를 통해 찾아볼 수 없는 학생의 내면을 보여주는 역할을 한다.
창의성과 자기인식을 보여줘야 하는데 많은 학생들이 이를 무시한 채평범한 스포츠 에세이를 작성하는 실수를 저지른다. 가능하면 성격의
부정적인 측면을 드러내는 내용과 레주메 정보를 다시 나열하는 식의
에세이는 피하도록 한다.
GPA와 시험점수가 똑같은 학생들이 에세이로 다른 경쟁자들과 차별화하지 않으면 입학사정 과정에서 후한 점수를 얻기가 힘들다.
■ 아시안은 부지런하지만 창의성이 부족하다는 인식이 강하다
수년 전에 자신이 아시안이라는 이유로 입학사정에서 불이익을 당했다고 주장하며 프린스턴 대학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여학생이 있었다. 이 케이스에서 볼 수 있듯 동아시아계 학생들이 명문대 입학사정에서 불이익을 당할 수도 있다고 봐야 한다.
입학사정관들뿐만 아니라 추천서를 써주는 교사 또는 카운슬러도 아
시안 학생들에 대한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다. 이들이 아시안 학생들을
위해 작성하는 추천서 내용을 보면‘부지런하다’ (diligent), ‘열심이다’(hard-working) 같은 단어가 자주 등장하지만 ‘창의적이다’ (creati ve), ‘지적 호기심이 강하다’ (strong intellectual bent)‘, 자유롭게 생각한다 ‘ (freethinking) 같은 표현은 찾아보기 어렵다.
이 같은 고정관념을 어떻게 극복하느냐에 따라 명문대 입학 문이 활짝 열릴 수도, 굳게 닫힐 수도 있는 것이다.
■ 명문대 입학사정관들 경험담
지원자들 스펙 거의 똑같아
결국‘제3의 요인’이 당락 갈라
1. 동부지역의 명문 리버럴 아츠 칼리지
만점에 가까운 SAT 점수와9~12학년 때 올 A를 받은 학생의 지원서를 불합격 처리한 적이 있다. 이유는 이 학생이 너무 지루한 내용의 에세이를 썼기 때문이다.
2. 북동부 지역의 공립대
지원자가 컨트롤 할 수 없는 일도 입학사정에 영향을 끼칠 때가 있다. 하루는 버팔로의 한 식당에서 저녁을 먹은 뒤 배탈이 났었다. 바로 다음날 버팔로 지역의 고등학교를 나온 지원자들을 모두 불합격 처리했다.
3. 아이비리그 대학
지원자 중 70% 정도는 우리 대학에 들어올 자격을 갖추었다. 안타깝게도 10명 중 1명만 합격통지서를 받게 된다. 까다롭게 심사를 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거의 모든 지원자의 스펙이 동일하다고 볼 때 인간적으로 좋아할 수 있는(likable) 학생인지 여부가 당락을 결정한다.
4. 아이비리그 대학
우리 학교가 첫 번째 초이스인지 아닌지를 유심히본다. 만약 보험을 드는 차원에서 우리 대학에 지원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 자동탈락이다.
5. 아이비리그 대학
사람들은 자신과 유사한 사람을 좋아하는 경향이 있다. 스포츠에 조예가 깊은 학생을 좋아하는 입학사정관이 있는가 하면, 조용한 외톨이를 선호하는 사람도 있다.
어떤 입학사정관은 SAT에서 만점을 받은 학생은 무조건 합격시킨다는 주의다. 학생과 닮은 점이 많은 입학사정관이 지원서를 검토하게 되면 그만큼 합격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구성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