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사랑과 격려 필요한 탈북자들

2013-02-14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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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의견

▶ 김영란 / 수필가

북한선교기관 ‘두리하나 USA’에 몸 담은지도 어언 13년째가 되어간다. 오랫동안 북한선교를 하다 보니 수많은 사람들과 만나게 된다. 북한선교에 많은 관심들을 가지고 꾸준히 도움의 손길을 펴고 있는 분들이 많다.

탈북자들에게는 무엇보다도 사랑과 위로가 필요하다. 진정한 사랑과 격려만이 그들의 아픈 마음을 따뜻하게 보듬어주고 불안정한 생활을 안정되게 해줄 수 있기 때문이다.

탈북자들은 모두가 고향에 두고 온 부모형제들 생각에 하루도 눈가에 눈물이 마를 날이 없다. 처음 이곳에 오면 모든 것이 낯설어 적응하지 못해 더러는 우울증세를 보이거나 언어소통 문제로 힘들어하며 술로 힘겨움을 달래려고 하는 청장년도 있다.


특히 생일이나 명절 때면 고향과 가족이 그리워 슬픔에 빠져 몹시 괴로워하곤 한다. 그들이 많이 아파 응급실에 가야할 때, 주위에서 탈북자라고 쳐다보며 수군거려 직장이나 학교, 교회 출석을 거부할 때는 너무나 마음이 아프다. 이럴 때는 하나님께 이들의 아픈 마음을 달래주고 소망 가운데 굳건히 잘 살게 해 달라고 눈물로 기도한다.

이제 탈북 선교가 오래 되다 보니 탈북자들이 각 주로 퍼져 있다. 결혼해서 예쁜 자녀들을 낳고 안정적인 가정과 사업체를 가진 사람들도 있고, 대학을 졸업하여 좋은 직장에서 열심히 일하는 사람, 교회 부목사나 전도사, 선교사로도 활동하는 사람들도 있다.

우리는 이 세상에 살면서 여러 갈래의 길을 걷고 있다. 어떤 길이든 먼저 그 길을 걸어간 이가 있기에 우리도 그 길을 따라 걸어가고 있는 것이다. 탈북 형제자매들도 이곳에서 탈북난민들이 걸어가야 할 길을 만들어 뒤에 오는 많은 탈북자들이 그 길을 따라가며 희망을 갖게 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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