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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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수록 치솟는 대학등록금

2013-02-07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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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업포기 급증…졸업해도 빚더미

▶ 전체 26% 경제적 부담 못견디고 떠나

부채 있는 학생 10%는 5만달러 이상

뉴욕주립대에 다니는 자녀 2명을 둔 한인 이모씨는 점점 가중되는 자녀들의 학비 부담에 마음이 무겁다. 주립대라고는 하지만 매년 등록금이 치솟으면서 론을 제외하고도 부담해야 할 비용이 연간 몇 천달러이던 것이 만달러대로 넘어가면서 속앓이를 하고 있는 것. 한국에서 고교를 졸업하고 뉴욕지역 사립대로 유학온 김모 군은 학비가 일부 장학금으로도 감당이 안 돼 유학을 포기할까도 고려 중이다.

해마다 대학 등록금이 하늘 높은줄 모르고 치솟고 있는 가운데 비싼 등록금 부담으로 인해 학업을 중도에 포기하는 한인 학생들이 빠르게 늘고 있다. 미국 진보센터가 최근 발표한 학자금 부채위기보고서에 따르면 대학에 입학했으나 학자금 부담 등 개인 사정으로 대학을 중도에 포기하는 학생은 미 전국적으로 26%에 달하며 학자금 빚을 진 학생 10명 중 1명은 5만4,000달러 이상의 빚을 떠안은 채 대학 문을 나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대학을 중도에 포기하는 학생들은 대부분 상당액의 학자금 빚을 지고 있다. 공립대의 경우 63%의 중퇴자가 학자금 빚이 있었고, 10%는 3만달러 가까운 빚을 안고 있다.
사립대 중퇴자의 경우도 72%가 학자금 빚을 지고 있었으며, 17%는 3만달러 정도의 학자금 빚이 있었다.

학자금 부담 때문에 재학 중에 파산지경에 이르는 학생들도 상당하다.
미 전국 공립대 재학생의 8.3%, 비영리 사립대 학생의 5.3%가 재학 중에 파산상태에 이르게 되며, 영리 목적 사립대 학생의 12.9%가 파산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에는 빚진 학자금을 갚지 못해 대학 당국으로부터 소송을 당하는 경우<본보 2월6일자 A6면>까지 잇따르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대학생들의 학자금 채무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것은 매년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대학 등록금이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힌다. 대학 등록금이 10배가 넘게 폭등한 지난 30년간 미국의 다른 물가 인상률을 비교하면, 대학 등록금이 얼마나 가파르게 치솟고 있는 지를 이해할 수 있다.

1980년 이래 미 전국의 개솔린 가격은 평균 200%가 인상됐고, 의료비용도 250% 상승하는 데 그쳤다. 전체 물가 수준도 소비자 가격 지수(CPI)를 기준해도 물가 인상률은 100%를 넘지 않았다.반면 이 기간 미 대학들의 평균 등록금은 물가 인상률의 10배에 달하는 무려 1,000%가 인상됐다. 뉴욕주를 비롯한 주정부들은 갈수록 대학 공교육에 투입하는 예산 규모를 줄이고 있어 미 대학들의 등록금 인상을 부추겨 대학생 학자금 부채 증가에 일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지난 2008학년도에 대학을 졸업한 학생의 70%가 학업을 마치기 위해 빚을 질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다.<천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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