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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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누구?…‘자신탐색’이 첫 단계

2013-02-04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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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 학년생 ‘목표대학 리스트’ 만 들기

▶ ‘대학랭킹’은 참고자료일뿐 과신 말아야

미국에는 학위를 수여하는 2년제 및 4년제 대학이 줄잡아 4,500개에 달한다. 대학수가 워낙 많다보니 고교생들은 입학원서를 제출할 대학 리스트를 만들 때 깊은 고민에 빠지게 된다. 수천 개에 달하는 대학 중에서 자신에게 알맞은 대학을 10개 안팎으로 줄이는 것은 매우 도전적인 일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를 두려워할 이유는 없다. 12학년이 되었을 때 우왕좌왕하지 않고 적시에 가장 좋은 선택을 하기 위해 리스트를 만드는 것이 목표이다.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학생 자신이 원하는 것과 필요한 것이 무엇이고, 내가 누구인지 파악하는 것이 급선무다. 올 가을 치열한 대학입시 경쟁을 벌이게 될 11학년생들을 위해 목표 대학 리스트를 만드는 요령을 점검해 본다.

캠퍼스 위치·규모·전공·장학금 등도 고려
최종대학은 10개 안팎으로 압축이 바람직

■‘ 나’를 리서치 하라


가장 중요한 첫 번째 스텝이다. 대학들이 나를 어떻게 평가할지에 대해 생각하기 전에 나 자신을 어떻게 평가할지 심사숙고 한다. 내가 관심을 갖는 것들, 우선시하는 것들, 기대하는 것들이 무엇인지 생각하는 것을 생략하고 목표대학 리스트를 만들 수는 없다.

어느 대학이 나에게 적합한(fit) 학교인지 자문하기에 앞서 내가 누구이며 나는 장차 어떤 사람이 되기를 원하는지에 대한 답을 찾아본다. 특정 분야에 대한 관심이 라이프 패션으로 승화된 학생들도 있다. 스포츠에 빠져들거나 뉴욕, LA 같은 대도시에 살아보는 것 등이 이에 해당된다.

일부 학생들은 10학년 때부터 목표대학 리스트에 대해 생각하는데 언제 시작하든 12학년 때 최상의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내가 누구인지 리서치 하는 숙제를 빼먹지 않도록 주의한다.

■ 대학 찾기

‘나’에 대한 리서치를 마쳤으면 다음 스텝은 대학 쪽으로 눈을 돌리는 것이다. 대학들이 어떤 프로그램을 제공하는지 알아보는 과정에서 학생들은 자신이 원하는 것들, 필요로 하는 것들을 갖춘 대학들에 포커스 맞추게 된다. 학생들이 목표 대학들을 정할 때 꼽는 가장 중요한 요소들은 다음과 같다.

1. 위치
대학 캠퍼스의 물리적인 위치, 지역 날씨, 집에서의 거리 등이 모두 포함된다. LA에서 태어나 자랐는데 뉴욕에 있는 대학에 가기를 원하는가? 시골스런 분위에서 공부하길 원하는가, 아니면 마천루가 즐비한 대도시 세팅을 원하는가? 날씨가 따뜻하고 늘어지는 분위기에서 성장했는데 혹독한 겨울을 보내야 하는 북동부나 중서부에 있는 대학도 괜찮은가?

2. 규모
대학에 따라 재학생 수가 적게는 수백명, 많게는 수만명에 달한다. 학교 규모는 재학생들을 위한 다양한 교내 활동 프로그램, 스포츠, 전공 분야, 학생 대 교수비율, 리서치 기회 등 학생들에게 중요한 여러 부문에 지대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


3. 아카데믹 프로그램
대학에 진학하는 학생들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다름 아닌 아카데믹 프로그램이다. 대학이 얼마나 다양한 강좌들을 제공하는가? 학생이 관심과 열정을 가진 분야에 대한 전공이 있는가? 학부과정에 재학 중 전공은 다른 분야로 바꿀 수 있는가? 수백명이 한꺼번에 수강하는 강좌가 많은가, 아니면 10~20명 안팎의 소규모 클래스가 많은가? 이런 질문들에 대한 답을 찾는데 어느 정도 시간을 할애하자.

4. 비용
만약 대학에 다니는데 필요한 총비용(total cost)이 진학할 학교를 결정하는데 중요한 요소라면 목표 대학을 리서치 하는데 고려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학업성적, 시험점수 등 객관적인 스펙이 뛰어난 학생이라면 총비용이 많이 드는 대학을 일부러 리스트에서 제외시킬 필요는 없다.

다만, 학비가 싼 대학, 비싼 대학, 중간수준의 대학을 골고루 리서치해 리스트에 올려놓는 것이 바람직하다.

5. 교내 활동
유명인사 초청 강의 시리즈, 음악, 미술, 연극, 봉사활동 등을 일컫는다. 대학이라고 학생들이 하루 종일 교과서와 씨름하지는 않는다. 학업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한 숨 돌리며 재충전 할 수 있는 기회가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6. 공립 또는 사립
공립대학의 가장 두드러지는 장점은 사립대학보다 학비가 싸다는 것이다. 상대적으로 적은 총 비용을 들이면서 사립 못지않은 양질의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공립대학은 얼마든지 있다.

일반적으로 공립대학의 규모가 사립대학보다 더 크며 프로그램 제공 범위도 더 넓다.

7. 다양성
인종, 문화, 언어, 종교, 유학생 인구 등 재학생들의 다양한 배경은 캠퍼스 문화에 절대적인 영향을 끼친다. 매일 이 같은 ‘다양성’을 접할 준비가 되어 있는지자기 자신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

■ 대학 랭킹

매년 언론기관, 비영리단체, 연구기관 등에서 미전국 대학 랭킹을 발표한다.‘ US 뉴스 & 월드 리포트’가 발표하는 대학 랭킹이 일반인들에게 가장 많이 알려져 있다.

대학 랭킹은 학생 및 학부모들의 마음을 산란하게 하고 학생 본인에게 적합한 대학을 찾는데 방해가 되는 부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완전히 무시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매년 수많은 대학 랭킹관련 자료가 쏟아져 나오면서 랭킹이 높게 나오는 대학들은 넘쳐나는 지원자들로 표정 관리에 신경 쓰고 있지만 일부 비판론자들은 랭킹 자체가 주관적인 관점에서 만들어진다며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 있다.

대학 랭킹은 목표대학 리스트를 만드는 과정에서 기본 참고자료로 활용하되 지나치게 의존하는 것은 오히려 역효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캠퍼스 직접 방문
선배·교직원들 만나
대화 나눠도 큰 도움

■ 칼리지 페어

수많은 종합대학, 커뮤니티 칼리지들이 미 전역에서 주로 봄이나 가을에 열리는 칼리지 페어에 학교 관계자들을 파견해 학교 프로그램을 홍보하고 우수학생 유치 활동을 벌인다.

수백개 대학 관계자들이 시내 호텔이나 컨벤션센터에 모이는 초대형 행사가 있는가 하면 20여개 대학이 고등학교 체육관에서 조촐하게 갖는 소규모 행사도 있다.

대규모 칼리지 페어는 참가자의 정신을 빼놓을 정도로 혼란스러운 상황이 연출될 수 있다. 따라서 이런 행사에 참석하기 전 꼼꼼한 액션플랜을 만들어두는 것이 필요하다.

1. 참가 대학리스트
칼리지 페어가 열리기 전 참가 대학리스트를 챙겨둔다. 온라인이나 고등학교 카운슬러 등을 통해 정보를 얻을 수 있고 어느 대학 부스에 들려 이런저런 질문을 할지 정리한다.

2. 레주메는‘ No’
대학입시 때 참고자료를 쓰일 칼리지 레주메를 만들어 두었다면 매우 잘한 일이다. 하지만 칼리지페어에서 만난 대학 관계자에게 레주메를 건네는 것은 금물이다. 이 시점에서 대학들은 학생의 레주메를 원하지 않는다.

3. 재정보조 정보
규모가 큰 칼리지페어에 참석할 경우 대학 학자금 보조에 대한 정보를 주는 부스나 세미나가 있을 수 있다. 많은 학생들에게 재정보조는 큰 관심사다. 이를 놓치지 않도록 신경 쓴다.

4. 여유를 가져라
칼리지 페어 장소에서 급한 마음으로 마음에 두었던 대학 부스만 방문하고 떠나는 일이 없도록 하자. 행사장을 한 바퀴 둘러보다 보면 눈길을 끄는 새로운 대학을 발견할 수도 있다.

■ 캠퍼스 방문

백문이 불여일견이라는 말을 여러 번 들어봤을 것이다. 백번 설명을 들어 봤자 한 번 보는 것만 못한 법이다.

대학은 학업 외에도 한 젊은이가 당분간 살아갈 삶의 터전이 된다. 이런 이유로 캠퍼스 방문은 목표대학을 결정하기 전 거쳐야 할 필수코스로 여겨진다.

캠퍼스 방문은 학교 시설을 자세하게 돌아보고 학생, 교직원 등과 대화도 나눠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제공한다. 강의실은 물론 도서관, 체육관, 오디토리엄, 카페테리아, 실험실, 서점, 엔터테인먼트 센터 등을 직접 살펴볼 수 있다.

학업 외에 캠퍼스 라이프가 어떻게 형성되어 있는지도 확인할 수 있다. 캠퍼스 주변 커뮤니티에 학생에게 이득이 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 있는지, 범죄율은 어떻게 되는지, 종교나 인종적 차별은 없는지, 기숙사 시설은 좋은지에 대해서도 알 수 있다.

■ 10개 이내가 바람직

일반적으로 입학원서를 많이 제출할수록 원하는 대학에 합격할 확률이 높아지는 것으로 알고 있다.

사실이지만 전문가들은 목표대학 리스트는 10개 이내로 줄이는 것이 좋다고 권하고 있다.

온라인 지원과 한 개의 지원서로 여러 대학에 원서를 넣을 수 있는 공통지원서 등의 영향으로 여러 대학을 지원하는 학생 비율이 늘고 있는 추세지만 원서를 많이 작성하면 수수료 비용이 크게 늘어나고 워낙 시간을 많이 들이다보니 중요한 12학년 가을학기 성적에 악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

통계적으로도 12학년생 중에서 12개 이상의 대학에 지원서를 제출하는 학생비율은 3%도 되지 않는다.

선택은 자녀몫… 부모의견 강요 땐 역효과

자녀가 목표대학 리스트 작성에 심혈을 기울일 때 부모들이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 하나 있다. 바로 ‘자녀가 원하는 대학’을 고르는 것이지 ‘부모가 원하는 대학’을 고르는 게 아니라는 점이다.

대학 랭킹에 의존해 명성이 높은 대학을 고집한다거나 부모가 졸업한 대학을 가라고 압력을 넣으면 자녀는 결국 남의 인생을 살게 되는 결과를 초래한다.

최종선택은 어디까지나 자녀의 몫이다. 자녀가 작성한 리스트에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학교가 올라가 있더라도 실망하거나 당황해서는 안 된다. 오히려 리스트에 오른 대학 중 자녀가 긍정적, 또는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는 학교들이 골고루 섞여 있는 편이 낫다. 아이 스스로 반응하고 판단하면서 배우게 된다.

대학 리서치 과정에서 부모가 의견을 내는 것은 문제가 없지만 자녀 스스로 리드하도록 조치한다. 자녀가 지원가능 대학을 찾는데 어려움을 겪거나 지나친 스트레스를 받을 경우 학교 카운슬러에게 도움을 청하거나 자녀가 직접 카운슬러를 만나 어드바이스를 얻을 것을 권한다.


<구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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