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나잇값 하기

2013-01-12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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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의견

▶ 진승희 / 미술교사

“나잇값도 못 한다”는 말이 있다. 나이가 들면서 고집이 세지거나, 가진 것이 많아져서 자신의 이익이 판단의 기준이 되거나, 좁은 시야로 잣대를 대는 기성세대들이 있는 걸 보면 나이와 성숙도가 항상 비례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나는 나이를 먹어가면서 어떤 모습이고 싶은지 생각해본다.

폭넓은 경험에서 나오는 지혜로움을 가진 사람, 마음이 따뜻해서 나누기를 즐겨하는 사람, 의식이 깨어 있고 그것을 생활 속에 실천하는 사람, 얼굴에서 풍겨 나오는 인품이 있는 사람 등이 내가 바라는 모습이다. 한마디로 한해한해 더해지는 나이만큼 그에 걸 맞는 가치를 발하는, 나잇값 하는 사람이다.

얼굴에 주름은 더해지고, 머릿결의 윤기도 없어져가지만 그런 것들로 서글프지만은 않은 이유는 나의 내면은 푸르게 젊던 그때보다 더 깊을 수 있고, 사그라드는 꽃 뒤의 열매처럼 소중하게 커가는 아이들과 나를 항해 환히 웃어주는 학생들이 있기 때문인 것 같다.

올 한해도 더해진 숫자만큼 더 쓰임 받는, 가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기를 기도하며 새해를 시작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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