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과 기대 가운데 2013년 새해를 맞이했다. 새해를 맞아들이는 길들이 다양하겠지만 아마도 가장 중요한 것은 ‘마음’을 새롭게 하는 일이지 싶다. 그래서 연말연시 즈음이면 대개 누구나 다 마음을 돌아보고 새로운 결심의 시간을 갖는다.
이렇게 하는 것은 아마도, 한 번 흘러가면 돌이킬 수 없는 시간의 불가역성에 대한 깨달음과 그 시간 안에서 촌음을 아끼고 시행착오를 줄여 진선미의 삶을 살려는 마음 스스로의 울림인 듯하다. 새로운 결심으로 새해를 시작하며 아름다운 세상을 위하여 꼭 지녔으면 하는 마음 네 가지를 생각해 본다.
첫째 새(新), 곧 새 마음이다. 사실 새해를 맞는 모든 이들의 마음은 다시 새 마음이 되고, 첫 마음이 되고, 시인의 마음이 되고, 구도자의 마음이 된다. 한 시인은 새해를 맞는 마음을 이렇게 표현했다.
“1월1일 아침에 찬물로 세수하면서 먹은 첫 마음으로 1년을 산다면, … (중략)… 첫 출근하는 날, 신발 끈을 매면서 먹은 마음으로 직장 일을 한다면, 아팠다가 병이 나은 날의, 상쾌한 공기 속의 감사한 마음으로 몸을 돌본다면, 개업 날의 첫 마음으로 손님을 언제고 돈이 적으나, 밤이 늦으나 기쁨으로 맞는다면, 세례성사를 받던 날의 빈 마음으로 눈물을 글썽이며 교회에 다닌다면 … (후략)” (정채봉 시인의 ‘첫 마음’에서)
새해를 맞이하며 시인이 노래한 것처럼 늘 새 마음, 첫 마음으로 살았으면 좋겠다.
둘째 은(恩), 곧 은혜의 마음이다. 새해에는 늘 은혜의 마음 곧 감사의 마음을 지니며 살고 싶다. 물고기가 물속에 있듯이 우리 모두는 은혜 안에 살고 있다. 자녀는 부모의 은혜로 있는 것이고, 오늘은 어제의 은혜로 가능한 것이고, 지구의 자연은 우주의 은혜로 있는 것이며, 우주는 궁극적 절대자 곧 하느님의 은혜로 있는 것이다.
세상은 세상의 모든 존재들은 다 은혜로 이루어져 있다. 그러므로 은혜의 마음이 사람됨과 행복의 시작이다. 이 은혜의 마음이 곧 모든 효도와 사랑, 친절과 감사, 공손과 베품의 시작이다.
셋째 성(誠), 곧 참된 마음, 이루려는 마음, 성실의 마음이다. 이 마음은 참됨을 통하여 무엇을 이루려는 마음이요 꽃 피우려는 마음이다.
자신의 생각과 노력과 비전을 꽃 피우는 것은 쉽지 않다. 꽃을 피우려면 꽃샘추위 속에서도, 황사 흙비와 공해 먼지 속에서도 그 참된 마음과 뜻이 흔들리거나 멈추지 않아야 한다. 한 해 동안 멈춤 없는 노력으로 꽃 한 송이 피우고 싶다.
넷째 참(參), 곧 참여의 마음이다. 참여는 나눔이며 섬김이며 소통의 마음이다. 우리가 꿈꾸는 좋은 세상은 하루아침에 오지 않는다. 아주 작은 일이라도 서로 들어주고, 손을 잡아주고, 의지하며 희망의 뿌리를 함께 키우는 참여와 연대를 통하여 이루어진다. 우리의 마음이 늘 지혜와 아름다운 세상과 이어지기를 기도한다.
<최상석 성공회 사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