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신년특집] 민정숙 유방암 생존자 * EB암환우동우회 자원봉사자

2013-01-01 (화) 12:00:00
크게 작게

▶ “함께 어울리면 치유의 힘 생겨요”

1988년 유방암 진단을 받고 부분절제만 했던 민정숙(64세 샌리앤드로 거주)씨는 2007년 재발, 왼쪽 가슴을 절제했다.

2010년 다시 이상이 생겨 오른쪽 가슴도 절제, 유방암 재발 위험에서 완전히 벗어났지만 지금은 EB암환우동우회 자원봉사자로 활동하며 다른 암환우들과 동병상련의 아픔을 나누고 있다.

민씨는 “뭘 잘못해서 암에 걸렸나 바라보는 남들의 시선을 피하고 싶었지만 2008년 항암치료를 같이 받던 한 남자 환우를 통해 EB암환우동우회를 알게 됐다”며 “한번만 나와보라는 끈질긴 권유와 간청에 못이겨 첫발을 딛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뭐 할라고 그런 자리에 가서 내 병을 드러내겠나 싶었는데, 여기(암환우동우회)에 와서 함께 요리(요리지도 박동원)를 만들며 합창단(지휘 백경실) 단원으로 노래를 부르고 나면 우울했던 마음도 사라지고 활기를 되찾았다”고 술회했다.

그는 “혼자만 있으면 자꾸 처지고 위축된다”며 “환우들과 함께 어울리다 보면 치유의 힘을 얻는다”고 강조했다.

민씨는 “내 아픔을 너도 아는구나, 내 고통을 진심으로 들어주는구나, 내 뒤에 나를 서포트해주는 사람들이 있구나 싶은 곳이 암환우동우회”라며 “동우회를 통해 받은 것이 많아서, 펀드도 없이 순 자원봉사자의 힘으로 이끌어가는 동우회가 감사해서, 동우회를 알려야 할 일이 있다면 내 경험담을 쏟아내서라도 알리려고 한다”고 뜨거운 속내를 드러냈다.

그는 “이곳에서 좋은 마음으로 아무 대가를 바라지 않고 도우는 여러 자원봉사자들의 손길에 감동이 되었다”고 털어놨다.

민씨는 “먼저 세상을 떠난 암환우들과의 슬픈 헤어짐도 있지만 동우회를 통해 맺은 소중한 인연도 많다”며 “환우들을 위해 음식을 만들어 전하고 나면 기쁨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얼마전 척수수술을 받고 회복중이라 아픈 얼굴을 보이고 싶지 않다며 극구 사진촬영을 마다했다.

2006년 창립된 EB암환우동우회는 합창단 지도, 요리, 글짓기 강좌 개최 등을 통해 암환우들의 투병의지를 북돋고 있다.

또한 클라라 송 디렉터(카이저병원 소셜워커), 최한나 사모(오클랜드 우리교회) 등 동우회 자원봉사자들이 중심이 된 한인건강서비스(KCHS, Korean Community Health Services)를 통해 유방암 검사 등 무료 헬스스크린 실시, 한인 암 학술전문대회 개최 등의 사역을 해오고 있다.

<신영주 기자>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