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독’인정, 치료 첫 걸음
▶ 부끄럽다”혼자 병 키워, 전문기관 등 주변도움 필수
리노의 한 카지노에서 근무하고 있는 한인 이모씨. 이미 수십 년간 카지노에서 생활해온 정씨는 “중독자는 눈빛부터 다르다”고 말한다. 이씨는 “중독자들의 경우 자신이 돈을 잃었거나 땄다는 사실이 이미 머릿속에 각인되지 않는다”며 “돈이 모두 떨어지거나 기타 이유로 게임을 못하게 될 때까지 그냥 게임을 계속할 뿐이다”라고 말한다.
전문가들은 자신이 도박에 빠졌다 싶으면 먼저 자가진단을 해볼 것을 권한다. ▲도박비를 빌려서라도 충당하거나 ▲딜러나 종업원에게 괜한 화를 내거나 ▲소리를 지르거나 ▲슬롯머신 등 기계에 욕을 하거나 ▲장시간(5시간 이상) 쉬지 않고 게임을 하거나 ▲식사 등을 거르고 게임을 하거나 ▲돈을 잃는다 싶으면 베팅 액수를 계속 올리거나 ▲특정 기계나 테이블에 자꾸 의미를 부여하거나 ▲과한 스트레스나 부담감을 느끼거나 ▲도박으로 건강상 문제를 겪었거나 ▲한 번이라도 자신의 도박 버릇이 문제라고 느꼈거나 ▲주변에서 도박 문제로 비난을 받은 적이 있다거나 ▲주머니의 돈이 바닥날 때까지 도박을 하는 등 이상 항목에서 절반가량에 해당사항이 있다면 이미 중독 초입단계에 돌입한 것으로 의사나 전문가의 상담을 받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한국 중독예방치유센터 홈페이지(www.pgcc.go.kr/03/)를 통한 인터넷 자가진단도 가능하다.
전문가들은 또 중독에 빠지지 않으려면 자신의 상한선을 분명히 정해 놓고 어떤 경우라도 그 선을 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중독에 빠졌다면 중독 사실을 인정하고 치료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한다.
도박을 끊은 한 한인은 “도박 중독자들은 자신이 중독 상태라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그냥 재수가 없었다고 생각하거나 도박으로 발생한 문제들을 도박이 아닌 다른 문제 때문에 발생한 일로 치부한다”며 “이렇게 혼자 병을 키우다
가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너게 된다”고 말했다.
전문가는 “도박 중독 치료를 위해선 현재 상태를 인정하고 이겨나가려는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중독 치료를 위해선 본인의 의지만큼이나 주변의 노력이 병행되어야 한다. 이 전문가는 “도박 중독 치료는 본인의 의지만으로는 이뤄질 수 없다. 또, 감금이나 물리적 억압은 오히려 중독 이유를 주변에 전가하도록 할 수 있어 신중한 접근이 이뤄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도박 중독문제에 대처하기 위한 한인사회 차원의 노력도 필요하다는 지적도 많다. 단도박 모임 등이 소수의 중독 치유자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지만 전문가나 전문기관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하기 때문에 중독 치료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는 단체 차원의 대처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관계자는 “도박 중독 치료는 항상 그룹 치료로 이뤄져야 하며 서로 문제점을 털어놓고 이를 극복하려고 함께 노력해야 작게나마 희망을 볼 수 있다”며 “주변이 부끄러워 중독을 방치했다가는 더 큰 문제가 기다릴 수 있다”고 말했다.
<김판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