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터닝 포인트

2012-12-29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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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제니퍼 결혼정보회사 듀오 팀장

1962년 케네디 대통령과의 만남을 계기로 외교관을 꿈꾸게 되었다는 반기문 유엔사무총장. 그는 늘 우리가 사는 세계를 보다 아름다운 세계로 만드는데 기여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고 한다.

50년 전만해도 미국인 대부분은 한국을 몰랐다. 한국이라는 나라가 어디에 있는지, 문화는 어떠한지 등의 질문을 받으며 10대의 반기문은 대한민국을 세계에 알리겠다는 포부를 갖게 되었다고 한다. 그 당시 반기문 총장이 케네디 대통령과 만나지 못했더라면, 그의 꿈은 달라지지 않았을까? 어쩌면 지금 그가 있는 자리가 바뀌었을 지도 모른다.

듣지도 보지도 말하지도 못하는 장애를 갖고 있던 헬렌 켈러. 그녀 역시 소중한 만남으로 인해 인생이 바뀌었다. 그는 앤 설리번 선생님을 만나면서 자신의 장애를 극복하고자 노력했고, 후에는 사회운동가로 활발히 활동하며 삶의 보람을 느꼈다. 대한민국 축구의 자랑스러운 산소탱크, 박지성 역시 거스 히딩크 감독을 만나면서 평범하던 그의 축구 인생이 전환점을 맞이했다.


우리는 인생에서 무수한 사람들과 만나고 헤어지며, 때론 그들과 도움을 주고받으며 살아간다.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인생은 다양하게 변한다. 그만큼 누군가와 만나고 인연을 만든다는 건 중요한 일이다. 그 중에서도 중요한 건 ‘결혼의 인연’이다.

평생을 함께할 소중한 인연을 찾아주는 직업을 가진 내게 이렇게 중요하고 어려운 일을 어떻게 하게 되었느냐며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많다. 초등학교 6학년 때였다. 졸업을 앞두고 선생님께서 반 아이들을 한 명씩 커다란 녹색 칠판 앞에 세웠던 게 기억난다. 그리고는 앞으로 하고 싶은 일, 장래희망을 칠판에 적고 발표하게 했다. 나는 칠판에 작고 아담한 집을 그렸다. 그리고 그 안에 사는 어려운 이웃을 도와주는 사람을 되겠다고 했다.

이에 담임선생님은 “그래 너는 꼭 그런 사람이 되거라. 잘 할 수 있을 거야”라며 웃으셨고, 그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 당시에 왜 그런 생각을 했는지 모르겠다. 그러나 세월이 지나도 내 꿈은 그대로다. 항상 ‘남을 돕는 사람이 되겠다’는 마음을 갖고 산다.

그래서일까? 내 직업을 통해 남의 행복을 기원하고 도와주는 것이 즐겁고 신난다. 어렸을 적부터 사람을 좋아했고 또 그런 꿈을 지니고 살았으니 자연스러운 일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커플매니저를 하기 전에는 전혀 다른 분야의 일을 했다. 우연히 현 직장의 구인광고를 보고 이력서를 넣었다. 그 후 10년이 넘도록 이 일을 하면서 즐기는 걸 보면 천직을 찾은 듯싶다. 그러고 보면 과거 나를 채용을 해준 상사가 내겐 소중한 인연이었다는 생각이다. 내게 딱 맞는 일을 할 수 있게 되었고 그렇게 인생의 전환점을 갖게 되었으니 말이다.

요즘 한국에서는 젊은 세대를 연애, 결혼, 출산 3가지를 포기한 ‘삼포세대’라 부른다고 한다. 그들에게 말하고 싶다. 젊은이들이여, 그대들의 인생을 바꿔 줄 소중한 인연을 만날 기회는 많다. 젊은 그대들의 인생의 터닝 포인트는 얼마든지 있으니 우울해하지도 포기하지도 말자. 열심히 많은 사람을 만나보라. 인생의 전환점은 누구로부터 언제, 어떻게 찾아올지 모르는 것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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