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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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펙’쌓기용 치중 땐 시간·돈만 낭비

2012-12-17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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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학년생‘ 대학 서머 프로그램’찾기

▶ ‘내게 잘 맞고 꼭 필요’해야 입시에 도움

올해도 이제 두 주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 12학년 학생들은 이달 말까지 지원서를 제출하는 것으로 입시전쟁을 끝내게 되지만, 11학년 이하 학생들은 앞으로 다가올 입시전쟁 준비에 속도를 올려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예비 수험생들과 학부모들은 스펙을 강화할 수 있는 방법을 찾게 되는데, 그 중 관심을 가지게 되는 것이 각 대학들이 실시하는 서머 프로그램이다. 특히 이 프로그램들은 보통 1월부터 지원을 받기 시작하기 때문에 지금부터 서서히 그 내용들을 살펴야 한다. 대학 서머 프로그램에 대해 전문가들의 의견을 정리했다.

유명대학 클래스라고 무조건 좋은 것 아냐
전공·과외활동 연관돼야 열정·특별함 부각

관심 갖는 이유


요즘 수험생과 학부모들은 입시정보 홍수 속에 살고 있다. 그만큼 아는게 많다는 얘기다. 특히 명문 사립대 입시추세를 판단하면서 다른 경쟁자들과의 차별화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지를 놓고 고민을 많이 한다.

더욱이 주요 대학 입학사정에서 여름 방학을 어떻게 보냈는지를 살피는 것에서 눈을 떼지 못한다.

적지 않은 부모들이 유명 대학들의 서머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이 입시에 도움이 될 것이란 판단을 하고 있는 것이다.

장점과 단점

프로그램들에 따라 차이가 있는데, 일정한 자격을 필요로 하는 경우 선별된 학생들과 함께 공부하며 생활하면서 경쟁력도 키우고, 다른 사람을 보는 안목도 생길 수 있다. 또 상당수 프로그램들이 대학 기숙사에서 생활하도록 하고 있기 때문에 독립심을 키우는데도 도움이 된다.

단점을 꼽으라면 아무래도 가장 큰 문제가 경비다.

대학들마다 차이가 있지만 적은 곳은 수천달러, 많은 곳은 1만달러를 훌쩍 넘는다. 물론 프로그램에 따라 학비보조를 받을 수 있는 곳도 있지만, 그리 많지 않다.


또 다른 문제는 대학 프로그램에 참여했을 때 공부한 과목에 대한 학점 인정 여부다. 이는 순전히 학생이 재학 중이 학교의 방침에 달려 있다.

이밖에 고려해야 할 사항으로는 재학 중인 학교에서 배울 수 없는 것이라면 그만한 가치가 있겠지만, 학교에서 제공하는 것이라면 한 번 더 생각해 본 뒤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입시에 도움 될까

가장 관심이 많은 대목이다. 이에 대한 답은 프로그램의 내용에 따라 다르다는 것이다.

일반적인 대학 서머 프로그램은 영리가 목적이다. 여기에 의미를 하나 더 붙이자면 3주 정도의 코스를 밟으면서 대학생활을 체험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게다가 명문대학에서 실시하는 프로그램이라고 해서 모두 교수들이 직접 참가하는 것은 아니다. 또 돈을 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것은 특별한 것이라고 할 수 없다. 유명 대학들마다 이런 프로그램들을 실시하지만, 이 프로그램에 참여했다고 해서 나중에 그 대학에 지원했을 때 혜택을 받는 것은 없다는 것이다.

대신 선발과정부터 까다로운 프로그램들이 있다. 예를 들면 MIT가 진행하는 RSI 같은 것은 선발만 되면 상당한 경쟁력을 갖추게 된다. 이런 프로그램들이라면 도전해 볼만 하다.

또 자신의 관심사와 관련된 깊이 있는 것이라면 이 역시 긍정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이정석 아이비드림 대표는 “내가 돈을 내서 갈 수 있는 곳이라면 입시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알렉스 정 윌셔 아카데미 원장도 “참가를 위해 높은 경쟁률을 뚫어야 하는 프로그램이 아닌 것을 가지고 자신의 대학 지원서 이력서에 포함시키기 위해 비싼 돈을 주고 참여하는 것은 나중에 지원서를 검토하는 대학의 입장에서 볼 때 특징 또는 특별함이 없다”고 지적했다.

가치 판단이 중요

각 대학들의 여름방학 프로그램들을 선택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생각해야 하는 것이 ‘자신의 관심사’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확실한 ‘필요성’에 의해 결정돼야 한다.

이는 매우 중요한 사안으로 정말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를 정확히 알고 그에 맞는 것을 찾아야 한다. 과학이나 수학, 역사 등 자신이 흥미를 가지고 깊이 파고 들 수 있는 기회를 찾고, 참여해야 훨씬 탄탄한 스펙을 갖출 수 있다. 당연히 이는 입시준비에서 자신의 열정을 보여줄 수 있는 객관적인 자료가 된다.

이런 점들이 충분히 표출될 때 학생이나 학부모들이 바라는 차별화를 이룰 수 있게 된다. 단순히 보여주기식으로 이름 있는 대학의 프로그램 참가만으로는 매력을 주지 못한다.

예를 들어 자신이 비즈니스에 관심이 많다면, 이에 대해 깊이 있는 활동과 공부를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찾는 것이다. 그리고 이를 통해 자신이 얻고자 했던 것을 성취했다는 결과를 도출해 낼 수 있는 프로그램, 그것이 바로 입시에 도움 되는 서머 프로그램이다.

결국 이는 ‘가치’의 판단이다. 유명한 대학이 운영하는 프로그램이라도 자신에게 특별함이나 이익이 되지 않는다면 다른 방법을 찾는 게 경제적이고, 효과적이다. 때문에 프로그램을 결정하기 전 꼭 살펴봐야 할 것들이 있다.

주변 대학이나 커뮤니티 칼리지 이용
인턴십·자원봉사 활동도 고려해 볼만

1. 커리큘럼
자신의 그 프로그램에 참가해서 새로운 것, 도전적인 것을 배울 수 있는지 봐야 한다. 그리고 그것이 자신의 아카데믹 및 과외활동에 도움이 돼야한다. 자신에게 꼭 필요하지 않은 내용이라면 올바른 선택이 아닐 수 있다.

2. 강사진
대학에 따라 다르다. 교수가 강의를 맡는 곳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곳도 있다. 강의 질에 관한 문제다.

3. 위치와 거리
학생의 성격에 따라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지 못할 수 있다. 3~4주 코스지만, 집을 떠나 있는 게 부담될 수 있다.

4. 비용
앞에서 설명했듯이 부담해야 할 돈이 만만치 않다. 그만한 돈을 투자해서 얻을 수 있는 것과 그 프로그램 대신 다른 방법과 로컬 프로그램에 훨씬 적은 돈을 투자하는 것 중 어느 것이 효율적인지 꼼꼼하게 따져봐야 한다.

다른 방법이 있다면

유명 사립대학들이 운영하는 서머 프로그램이 자신에게 적절치 않을 경우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은 방법일까. 일단 거주지 주변의 대학 또는 커뮤니티 칼리지를 이용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 보는 것이다. 프로그램이나 특정과목 수업 등을 수강하는 것이다.

또 디베이트 활동 또는 인턴십 등도 고려의 대상일 수 있다.

무엇이든 자신의 학업성적, 관심사와 흥미 등에 맞춰 여름방학 과외활동을 계획하는 것이 중요한데, 예를 들면 수학을 좋아할 경우 수학 경시대회 또는 클럽 활동, 대학에서 여름방학 수학 강의 수강, 인턴십, 저소득층 어린이들을 위한 수학교실, 높은 레벨의 수학 관련 서적 탐독 등 다양한 부분에서 찾을 수 있다.

일반적인 것 같지만 이런 활동들도 대학에서는 자연스럽게 지원자의 활동 내용과 함께 수준, 방향 등을 파악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뜻이다.

하지만 자신의 실력이나 능력이 상위권 대학 도전이 어려운 상황에서 과외활동 내용만 높이려는 것도 균형이 맞지 않음을 이해해야 한다.

“아카데믹 분야 뒤떨어질 땐 방학 때 학업·SAT 보강 우선”

양민 유에스 에듀 컨설팅 대표의 조언

“자신에게 잘 맞는 대학의 서머 프로그램이라면 돈이 들더라도 참여해 보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것이 자신의 대학 입시에 도움이 될 것인지는 프로그램 내용과 각 개인에 따라 다를 것입니다”

양민 유에스 에듀 컨설팅 대표는 대학에서 제공하는 프로그램이 자신에게 잘 맞고 수준을 끌어 올리는데 사용됐다면 가장 바람직하지만, 일반적인 프로그램으로 입시에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양 대표는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학생 자신이 스스로 방향을 잡을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여름방학 플랜과 관련, 가장 중요한 것이 ‘자신이 하고자 하는 공부가 무엇인가‘’ 대학에서 하고 싶은 전공은 무엇인가’ ‘대학에 자신을 어떤 식으로 표현할 것인가’에 대해 잘 알고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맹목적인 또는 남들 때문에라도 해야 한다는 식의 대응은 올바른 선택이 아니란 게 양 대표의 설명이다.

대신 자신을 잘 알고 있다면 자연스럽게 여름방학 때 자신에게 걸맞는 활동이나 방향을 자연스럽고, 효과적으로 찾아갈 수 있다고 조언했다.

양 대표는 특히 많은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여름방학이 되면 과외활동에 집중한다며, 이에 앞서 먼저 생각해야 하는 것이 아카데믹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학업성적 등이 원하는 대학에 미치지 못한다면 이 부분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플랜이 올바른 것으로, 과외활동은 아카데믹의 장점을 표현해 주는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성적 또는 SAT 등 각종 학력 평가시험 점수가 낮다면 이를 보강하는 것이 우선이란 의미다.

양 대표는“ 현재까지 특별한 과외활동이 없었다면 지금이라도 학교내 클럽에 참여하는 것도 생각해야 한다”면서“ 이를 시작으로 여름방학 활동 등이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있고, 궁극적으로는 지원서 과외활동 칸을 채울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공부를 잘하는 우수한 학생들의 공통점은 자신이 무엇을 해야하는지 스스로 찾아내 한다는 점이라며 이런 능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초등학교, 중학교 때부터라도 자녀의 특성을 발전시키고,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하는 교육을 가정에서 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황성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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