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진출 후 진로 선택의 폭이 넓은 토목공학과를 대학에서 전공하고 싶다는 예비 공학도 김주현(17·브롱스 과학고 12학년·미국명 앤드류)군.
어릴 때부터 책 읽기를 좋아했고 또한 즐기며 학습하는 재미를 일찌감치 깨달았던 터라 공부라면 누구보다 자신 있었지만 막상 남들이 모두 부러워하는 특목고에 진학한 후에는 나름 고민도 많았단다. 중학교 때와는 사뭇 다른 학교 분위기와 수업 방식 등에 곧바로 적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생각만큼 성적이 나오지 않아 당시 학과목 평점 90점 안팎을 턱걸이로 오르내리는 수준까지 성적이 하락하자 스스로 만족할 수 없었던 것. 이후로 돌파구를 찾으려 더욱 학업에 매진하며 분발했고 대학 진학을 목전에 둔 현재 학교 성적은 평점 95점 이상을 유지하는 것은 물론 올해 10월 치른 SAT 시험에서는 영어·수학·작문까지 모두 각각 800점 만점을 받아 총점 2400점 만점을 기록했다.
SAT 만점 성적을 확인하고는 가족들과 함께 기쁨을 나누면서 ‘역시 공부는 노력한 만큼 결과가 따른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됐단다. 만점 기록은 올해 1월 치른 첫 시험에서 2300점을 받은 뒤 치른 SAT 시험 공식 도전 두 번 만에 거둔 성과다. 현재는 SAT 과목별 시험을 앞두고 또 한 번 만점 사냥에 나선 상태다.
자신만의 특별한 학습비법은 없지만 수업시간에 집중하고 컴퓨터 게임 등 각종 유혹이 주위에 도사리고 있어도 확실한 목표를 정하고 학업에 집중해 얻은 소중한 결과물이라는 나름의 분석이다. 똑똑하다고 누구나 공부를 잘하는 것이 아니라 얼마나 열심히 하느냐에 따라 누구나 공부 잘하는 학생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랬던 자신도 10학년 때까지만 해도 구체적인 대학 진학 계획조차 세우지 않았었다고 털어놨다. 당시 사촌을 따라 현재 다니고 있는 입시학원(칸토르 프렙 센터)에서 지도교사인 이영민 부원장을 만난 것이 큰 전환점이 됐단다. 학원 학습에 대한 일부의 부정적인 시선도 있지만 자신에게 확실한 학습동기를 부여해주고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목표를 세워 더 큰 도전을 하게끔 꾸준히 이끌어 준 고마운 존재라는 것.
자신이 더욱 노력하며 더 높은 목표를 도전하게 끊임없이 자극하는 또 다른 인물은 바로 3년 터울의 남동생. 동생에게는 자신이 겪은 시행착오를 되풀이하지 않게 하고 싶은 마음이 크고 동생이 자신보다 더 크게 성공하도록 하려면 스스로가 동생에게 모범이 돼야 한다는 생각이 언젠가부터 늘 자리 잡고 있었단다.
대학 입학지원서 준비로 한창 바쁜 시기를 보내며 누구나 꿈꾸는 명문대 진학을 목표로 하고는 있지만 고교 시절 내내 공부에 매진하면서도 대학 진학보다는 스스로 실력을 쌓는 일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우선이었다고.
12학년이면 대학학점을 고교에서 선이수하는 AP과목에서도 한층 자유로울 시기지만 지금도 AP과목을 빼곡히 수강하고 있을 정도다. PSAT 성적을 토대로 전국에서 선발하는 내셔널 메릿 장학생 후보에도 올라 내년 초 발표될 최종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공부하라는 잔소리 한 번 없이 그저 믿어주고 격려해주는 부모의 교육방침 덕분에 오히려 스스로 더 열심히 원하는 대로 공부하게 되는 밑거름이 됐단다. 부모에게 바라는 것이 있다면 지금이라도 예쁜 여동생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는 것이라고.
한국에서 태어나 3세 때 가족과 이민 와 뉴욕에서 줄곧 성장했지만 한국에 사시는 친할머니와 외할머니와 자주 통화하다보니 한국어도 잊지 않고 있다. 하지만 아직 많이 부족해 한국어 공부에도 열심을 다하겠다는 계획이다.
한류 열풍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K-POP도 좋아하지만 주류보다는 언더그라운드에서 활동하는 가수 중에 국적을 불문하고 느낌이 가는대로 즐기는 것도 자신만의 취미다. 출석하는 성바오로정하상한인천주교회에서는 유스그룹 리더로 활동하고 있으며 특유의 사교성으로 남녀노소 누구와도 금세 친구로 만드는 장점도 매력이다.
토목공학과는 고교 시절 여름방학 동안 떠난 볼리비아 선교여행지에서 집짓기 활동을 하며 큰 관심을 갖게 된 분야. 장래 진출 기회도 폭넓지만 무엇보다 평소 인정받은 손재주를 발휘할 수도 있고 건물이나 교량 공사의 기초를 다지는 만큼 공공에 책임감이 요구된다는 매력과 함께 수학이나 과학 등 자신 있는 분야의 지식을 고루 응용할 수 있는 재미난 학문이라고 예찬론을 펼치는 김군은 김용덕·김수현씨 부부의 2남 중 첫째다. <이정은 기자> juliannelee@korea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