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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칼럼/ 감사를 표현하는 아이들-‘감사편지’

2012-11-26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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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빗 김(C2에듀케이션 원장)

우리는 지금 감사의 계절을 보내고 있다. 차가운 달 11월은 풍성한 감사로 인해 일 년 중 가장 따뜻한 달이 되기도 한다. 어렵고 힘든 하루하루를 보내 왔지만 이렇게 멈춰 서서 되돌아보면 감사할 일들로 가득하다. 가족들과 함께 감사로 따뜻한 추수 감사절 연휴를 보내며 우리 아이들에게 감사를 표현하게 해보자.

대부분의 아이들은 편지나 카드 쓰는 일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더군다나 요즘 같은 테크노 세대의 아이들은 더욱 그러하다. 하지만 마음과 정성을 담아 손으로 직접 쓴 감사편지는 다른 어떤 매체로도 대신할 수 없는 감동을 준다. 우리 아이들이 다른 어떤 것보다도 먼저 배워야 할 일이 감사편지 쓰기다.


미국 가정에서는 생일 파티에 온 친구들에게 생일 파티 후에 감사의 카드를 쓰게 한다. 생일 파티에 참석해 줘서 감사하다는 내용과 정성껏 준비해 온 생일 선물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카드에 담아 표현하게 하는 것이다. 감사의 표현에 익숙하지 않은 우리들에게는 다소 쑥스러운 일일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우리가 아이들에게 반드시 가르쳐야 할 삶의 양식이기도 하다.

추수감사절을 맞아 가족들과 함께 감사의 제목을 나누며 이를 표현하는 시간을 갖는 것은 어떨까? 우리 아이들은 무엇에 대해, 누구에 대해, 무엇 때문에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있을까? 아이들과 함께 맛있는 추수감사절 저녁식사를 하며 도란도란 감사에 대해 얘기나눠 보자. 아이들이 좋아하는 디저트를 곁들인다면 더욱 달콤한 감사의 저녁으로 기억될 것이다.

이렇게 이야기를 통해 감사의 끈이 풀어지기 시작했다면 이를 미리 준비한 예쁜 카드 또는 예쁜 편지지에 적어 보게 하자. 평소에 보지 못했던 신기한 연필이나 펜을 ‘감사의 펜’이라고 명명하여 내어 주면 아이들은 더욱 신이 나서 감사편지를 쓰게 될 것이다. 이렇게 감사를 표현하고 적어 보는 시간을 갖게 되면 아이들은 우리가 생각지도 못했던 수많은 감사의 이야기를 적을 것이다. 학교 선생님에게, 스쿨버스 운전사 아저씨에게, 우편배달부 아저씨에게, 자주 가는 마켓의 점원 아주머니에게, 같은 반 친구에게, 매일 치고 받고 싸우는 형제자매에게, 그리고 사랑하는 엄마 아빠에게… 아이들의 감사는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질 것이다.

감사의 제목을 생각하고 이를 글로 적고 또 편지로 전달하는 일은 우리 아이들이 살아가면서 익혀야 할 가장 중요한 일 중에 하나다. 마음을 담아 정성껏 적은 감사의 편지는 천만금을 주고도 살 수 없는 소중한 선물이기 때문이다. 받는 이의 마음을 훈훈하게 하고 보내는 이의 마음을 풍성하게 하는 감사의 편지를 통해 우리 아이들이 걸어갈 길을 아름답게 예비해 보자.

대학 입학을 준비하고 있는 고등학생 자녀들이 있다면 이들은 마음을 담은 감사 편지의 위력을 더욱 실제적으로 느끼게 될 것이다. 대입 진학 상담을 도와 준 학교 카운슬러 선생님에게, 대입 면접을 해 준 인터뷰 위원에게, 간결하지만 진심이 담긴 감사의 편지를 보내게 하자. 입에 발린 감사가 아닌 진심을 담은 감사 편지에 누가 감동하지 않겠는가? 진심으로 감사하는 마음이 느껴지는 그 아이가 어찌 눈에 뛰지 않겠는가? 그냥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훈훈해지는 그런 아이를 누가 택하지 않겠는가?

이번 추수감사절에는 우리만 감사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아이들도 감사하게 해보자. 감사로 따뜻한 추수감사절 저녁은 우리 아이들의 일생에 가장 소중한 저녁이 될 것이다. 특별히 힘들고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감사하는 법을 배운 아이들은 그리고 그 감사를 표현하는 것을 배운 아이들은 주변 사람들에게 따뜻한 영향력을 끼치는 사람으로 자라게 될 것이다. 기쁘게 감사 편지를 쓰는 아이, 그 아이가 우리 아이가 되도록 이번 추수감사절 연휴를 계획해 보자. 머지않아 풍성하고 아름다운 열매를 맺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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