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엌과 욕실이 낡았다면 오픈하우스 전에 레노베이션을 마치는 것이 계약에 큰 도움이 된다. 산뜻한 디자인으로 부엌 캐비넷을 교체하면 주택소유주는 투자한 만큼의 비용을 매매시 더 올려받을 수 있다.
겨울은 부동산 비수기다. 특히 올해는 인벤토리 감소와 샌디의 영향으로 리스팅 수가 지난해 대비 급감했다. 이미 주택을 시장에 내놓은 주택 소유주라면 이처럼 경쟁이 줄어든 상황을 활용, 오히려 예상보다 쉽게 주택을 판매할 수도 있다.
■리스팅 수 절반 VS 가격은 상승
올 겨울 부동산 시장은 샌디로 인해 리스팅 공급이 예년에 비해 대폭 줄어들 전망이다. 한인 부동산 업자들에 따르면 샌디 후폭풍으로 지난 2주간 신규 리스팅 수는 급격하게 줄었다. 개솔린 대란까지 이어지면서 오픈하우스도 상당수 취소됐으며 오픈하우스가 예정대로 진행된 주택에는 방문객 수가 기대에 못 미치는 등 악순환이 이어졌다.
이스트코스트부동산의 네오나 이씨는 "지난해 대비 리스팅 수가 절반으로 줄어든 반면 부동산 경기 회복과 리스팅 감소로 인해 가격은 소폭 상승 중"이라고 말했다. 바이어들이 해당 주택의 리스팅 기간을 주택 구입 요건으로 참고하면서, 이를 의식한 일부 주택 소유주들이 내년으로 주택 매매 시기를 늦추고 있는 것도 리스팅 수 감소를 부추기고 있다. 길게 이어지는 연휴로 여름에 비해 리스팅 기간이 상대적으로 길어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겨울철 리스팅부터 매매완료까지 소요되는 총 기간은 보통 3개월이다. 이씨는 "샌디로 인해 피해를 입은 주택은 보수가 완료될 때까지 거래가 중단되고, 피해를 입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융자 은행에서 추가 검사를 요구하는 등 이 같은 조건도 매물 부족의 원인"이라며 "렌트가 비싼 것도 한 몫 한다"고 덧붙였다. 30-40만 달러짜리 콘도를 팔면 결국 1,500달러 내외의 렌트를 해야 하는데, 모기지 금액보다 렌트가 비싸니 주택 소유주들이 주택을 팔고 싶어도 쉽게 시장에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부동산 조사기관, 스트릿이지닷컴이 15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달 퀸즈와 브루클린의 리스팅 수는 지난해 대비 각각 52.5%, 52.7% 줄었다. 리스팅 중간 가격은 퀸즈에서는 66만7,000달러로 1년 전 대비 11.4% 뛰었다. 브루클린에서는 69만9,000달러로 전년대비 9.4%가 올랐다. 맨하탄은 1년전 대비 11.5% 오른 154만7,500달러를 기록했다.
■경쟁 줄어 유리
추수감사절에서 크리스마스까지는 취학기 아동을 둔 30-40대 부부보다는 아이가 없거나 좀 더 적은 규모의 주택으로 집을 옮기려는 은퇴자들이 바이어의 상당수를 구성한다. 여름에 비해 학군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바이어의 비율이 적다. 학군이 좋지 않거나 학교가 없어 교육세를 내지 않는 지역의 주택 소유주들에게는 오히려 주택을 쉽게 판매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오픈하우스가 많이 열리는 여름에 비해 경쟁이 줄어든다는 것도 주택 소유주들에게는 유리한 조건이다. 한 부동산 관계자는 "매물이 줄어 바이어의 입장에서는 선택의 폭이 줄지만 반대로 매매가 급한 주택 소유주는 짧은 시간동안 주택을 처분해야 하기 때문에 오히려 생각지 못한 좋은 거래를 양쪽 다 찾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성공적인 겨울 시즌을 보내기 위해 주택 소유주는 홍보에 가장 큰 신경을 써야 한다. 눈이 오거나 날씨가 추우면 오픈하우스 등에 대한 관심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오픈하우스를 하는 경우에는 일찍 어두워진다는 것을 감안, 오후 4시 전에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홈디포나 로우스를 찾아 오픈하우스 사인을 구입, 구체적인 일정을 집 앞에 함께 붙여놓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침실과 부엌, 욕실 등 주택 곳곳의 사진과 세금, 유지비, 특징을 온라인을 통해 자세하게 공개하는 것이 바이어를 끌어 모으는데 도움이 된다.
■주택 단장 요령-넓고 밝게
부동산 업자들은 주택을 깔끔하게 하는 것이 거래 성사의 기본이라고 조언하고 있다.
주택 내부에 페인트를 새롭게 하면 집안 분위기를 밝게 해 판매에 도움이 된다. 마이더스부동산의 티나 김 사장은 "페인트 색상은 주택의 분위기를 환기시키는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하얀색보다는 미색 등 따뜻한 색감의 페인트를 칠하고 집안에 있는 거실이나 침실에 있는 쓸모없는 가구나 장신구는 모조리 치워, 집안을 넓게 보이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이어 "바이어들은 대부분 마루 바닥을 선호하기 때문에 카펫이 깔려 있으면 매매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특히 카펫에 얼룩이 있거나 색상이 어둡다면 다 걷고 바닥에 니스를 칠해야 빨리 팔수 있다"고 말했다.
페인트 뿐 아니라 부엌과 욕실 레노베이션도 주택 매매에 영향을 끼치는 요인이 된다. 네오나 이씨는 "주택 내 구조 중에서 부엌과 욕실을 셀러들이 가장 주의해서 보는데 특히 부엌 캐비넷이 오래된 제품이면 대부분이 싫어한다"며 "올해 캐비넷 가격이 예전에 비해 많이 내려 치수만 정확히 재가면 홈디포와 아이키아 등에서 저렴한 조립형 캐비넷을 구입, 부엌을 산뜻하게 꾸밀 수 있고 주택 가격도 원래보다 오히려 올려 받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외에도 욕조와 샤워장, 싱크대 등 봉해놓은 실링이 벌어지지 않았는지, 차고 도어가 삐걱거리지는 않는지도 살펴야 한다. 삐걱거리는 소리가 나면 바이어에게 안 좋은 인상을 줄 수도 있고 부상을 입힐 수도 있다. 부드럽게 여닫는데 도움이 되는 WD-40 윤활유는 10달러내외면 구입이 가능하다. 외관도 깔끔하게 단장해야 한다. 샌디로 인해 파이프와 지붕, 천장 등에 손상을 입었다면 소소한 것이라도 가능한 한 빨리 보수를 의뢰한다. 뜰에 있는 물통이나 기기는 모두 치워놓고 계단과 드라이브 웨이, 현관 입구는 깔끔하게 청소를 해두어야 한다.
여름이나 봄에 찍은 주택의 사진이 있다면 벽에 걸어둔다. 뉴욕의 주택들은 대부분 50-60년 전에 지은 오래된 것이기 때문에 계절에 따라 분위기가 많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밝고 화사한 시즌에 찍은 주택의 모습은 바이어에게 긍정적인 인상을 제공한다. 할러데이 시즌 장식을 원한다면 요란하지 않고 깔끔하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난방과 채광도 점검, 밝고 따뜻한 분위기를 유지해 주택 내부를 공개해야 한다. <최희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