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프업/ 스타이브센트 고교 11학년 이동진 군
2012-11-05 (월)
“제 또래 학생들에게 조언을 하나 한다면 학업 성취도를 높이기 위해 취미를 만들라는 겁니다.”
스타이브센트 고등학교 11학년에 재학 중인 이동진(사진·15)군은 하고 싶다는 말이 있다며 가장 먼저 ‘취미’ 이야기부터 꺼냈다. 곧이어 많은 학생들이 공부만을 중요하게 생각한 나머지, 취미가 오히려 더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해 안타깝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이군의 이런 ‘취미 예찬론’은 지난 8년간 태권도라는 취미를 즐겨왔던 그만의 생생한 경험에서 우러나온 것이다. 이군은 “꿈을 이루기까지의 험난한 과정은 공부만으로 갈 수 없다”며 “틈틈이 시간을 활용해 취미로 자신에게 여유를 허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개구리가 더 멀리 뛰기 위해 잠시 움츠리는 행동이 결국 취미와 같다는 말이었다.
이군이 본인의 취미로 자신 있게 내세우는 태권도는 우연한 기회에 시작됐다. 초등학교 3학년 때 중국 무술 영화를 우연히 접한 뒤 엄마를 설득해 태권도장으로 향했던 것. 큰 의미 없는 시작이었지만, 태권도는 이군의 삶을 바꿀 만큼 특별했다.
실제로 태권도는 학년이 올라가면서 만나는 공부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정신적인 힘을 줬다. 또 몸을 많이 움직이다 보니 체력적으로도 강건해졌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공부를 포함해 어떤 일을 할 때도 끈기와 집중력을 허락했다. 특히 스타이브센트 고교 입시를 준비할 땐 마음에 큰 편안함까지 찾아와 오히려 평소 실력 이상을 발휘할 수 있었다고 이군은 설명했다.
이군은 “입시 준비 때 보통 한 번 앉으면 8시간 동안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은 적이 많았다”며 “이런 힘은 틈틈이 수련한 태권도 덕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태권도장에선 가끔 15분~30분씩 눈을 감고 있게 하는데 이런 시간이 정신을 맑게 하고, 조급한 마음을 다스리는데 많은 도움이 됐다”고 덧붙였다. 현재 태권도 2단에 검정 띠를 당당히 매고 있다는 이군은 요즘도 일주일에 세 번 이상은 꼭 태권도장을 찾고 있다.
조만간 대학입시를 준비해야 하는 이군의 꿈은 경영학을 공부하는 것이다. 특히 통계학을 공부해 훌륭한 기업가가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군의 현재 GPA는 4.0을 기준으로 약 3.6이다. 이군은 “태권도에서 터득한 여러 가지 장점들을 인생의 커리어에도 분명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며 “평생 태권도를 인생 최고의 친구로 삼겠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꼭 태권도만이 정답일까. 이런 질문에 이군은 “다른 스포츠와 문화 활동 등 여느 취미도 본인이 좋아하는 것이라면 결국은 에너지를 줄 것”이라며 “공부로 지친 심신을 다시 살아날 수 있게 하는 취미라면 어떤 것이라도 괜찮다”고 말했다. <함지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