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C 및 명문사립대학 진학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한국일보가 주최한‘제3회 UC 및 명문사립대 대학박람회’가 지난 20일 남가주 사랑의 교회에서 2,000여명의 학생 및 학부모가 참석한 가운데 성황리에 펼쳐졌다. 이날 박람회에는 앰허스트 대학 입학처장을 지낸 샘 버솔라 UCLA 행정 부학장, 예일대 및 앰허스트 칼리지에서 어드미션 리뷰어로 활동했던 김인희 아이비에그 대표, 벤자민 곽 UCLA 입학담당 부디렉터, 리처드 명 AGM 칼리지 플래닝 대표 등 쟁쟁한 인사들이 나와 대학입시와 관련된 한인들의 궁금증을 풀어줬다. 주요 연사들의 세미나 내용을 지상중계 한다.
“추천서도 중요하다”
■ 샘 버솔라 (주제: 합격자와 불합격자의 차이)
인터뷰엔 꼭 응해
나를 알릴 기회로
원하는 대학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대학 입학사정 절차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 학생들은 ‘경쟁’(competition)을 이해해야 한다.
가장 들어가기 어려운 리버럴 아츠 칼리지인 앰허스트 칼리지의 경우 지원자 현재 8명 당 1명만이 합격통보를 받을 정도로 우수 학생들 간에 경쟁이 치열하다.
입학사정 과정에서 학업성적과 시험점수도 중요하지만 에세이, 과외활동, 추천서, 인터뷰 등을 통해 나를 더욱 돋보이게 만드는 전략이 중요하다.
앰허스트에서 접수받는 입학원서 8개마다 3개만 입학위원회(admission committee)로 넘어간다. 입학위원회로 넘어가지 않는 원서는 1차 심사를 통과하지 못한다는 뜻이다.
입학위원회가 접하는 원서 3개 중 1개는 합격, 1개는 불합격, 1개는 대기자 명단으로 넘어간다. 그렇다면 입학원서를 어떻게 작성해야 입학위원회로 넘어가고 합격 가능성을 높일 수 있을까?
학생들은 입학원서를 읽는 사람이 누구인지 기억해야 한다. 대학 교수만 학생들의 원서를 검토하는 것이 아니다. 입학위원회에 소속된 사람들은 전문적인 트레이닝을 받은 사람들로 각 멤버들은 자신이 맡은 지역 내 고등학교에 대한 상세한 정보를 갖고 있다.
이들은 원서를 제출한 학생이 누구인지 자세히 알기를 원한다. 이 부분을 충족시킬 수 있는 것이 다름 아닌 에세이다.
과외활동도 에세이와 마찬가지로 학생이 어떤 사람인지 알리는 역할을 한다. 열정이 있는 분야에 포커스를 맞추고 이런 활동을 통해 인간적으로 성숙해졌음을 보여줘야 한다. 추천서도 무시할 수가 없다. 수업시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고 조용히 지낸 학생이라면 교사로부터 양질의 추천서를 받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입학위원회는 추천서를 통해 지원자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기대한다. 학생이 선생 및 급우들과 어떤 관계였고 다른 학생과 어떤 점이 다르거나 특별한지 파악하려는 것이다.
대학에서 인터뷰를 제안할 경우 꼭 응하도록 한다. 인터뷰를 통해 입학원서 내용이나 에세이, 추천서를 통해 드러내지 못한 나의 강점을 추가로 보여줄 수 있다.
“에세이로 차별화를”
■ 김인희 (주제: 합격자와 불합격자의 차이)
명문대 지원생들
성적은 대동소이대
명문대에 지원하려는 학생들은 학업성적과 시험점수가 대동소이하다. 이 때문에 차별화(differentiation)를 하지 않을 수 없다. 내가 입학사정관으로 근무할 때나, 지금이나 가장 중요한 것은 에세이다. 사립대에 지원하려는 학생 모두가 작성해야 하는 공통지원서(common application) 일부 에세이 토픽을 예로 들며 에세이 쓰는 요령을 점검해 보겠다.
토픽 1
Evaluate a significant experience, achievement, risk you have taken, or ethical dilemma you have faced and its impact on you.
“가장 친한 친구가 학기말 고사 도중 부정행위를 저질렀는데 이것을 교사 또는 다른 친구에게 알려야 하나, 말아야 하나” 같은 뻔하고 예측 가능한 시나리오를 주제로 글을 쓰는 것을 피하도록 한다.
토픽 2
Discuss some issue of personal, local, national, or international concern and its importance to you.
이 토픽을 택한 많은 학생들이 역사과목 리포트를 쓴다. 아니면 현재 진행 중인 국제사회 이벤트나 현상, 갈등에 대해 쓰는데 지대한 관심, 열정을 드러내 보일 수 없는 주제로는 좋은 점수를 받기가 힘들다.
토픽 3
Indicate a person who has had a significant influence on you, and describe that influence.
어머니, 아버지, 할아버지, 할머니 에세이는 피한다. 입학사정관들은 어머니나 아버지에 대한 에세이를 지겹도록 접하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을 토픽으로 정할지를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
토픽 4
Describe a character in fiction, a historical figure, or a creative work (as in art, music, science, etc.) that has had an influence on you, and explain that influence.
책, 영화 속 등장인물 중 나에게 큰 영향을 끼친 사람을 토픽으로 정한다.
토픽 5
A range of academic interests, personal perspectives, and life experiences adds much to the educational mix. Given your personal background, describe an experience that illustrates what you would bring to the diversity in a college community, or an encounter that demonstrated the importance of diversity to you.
쉬운 토픽이 아니다. 다양성은 중요하고 세계 평화를 위해 꼭 필요한 것이라고 말하는 것은 진부한 내용이 되기 쉽다. 다양성을 존중하고 실천하는 삶을 살아왔다는 점을 보여주도록 노력해야 한다.
토픽 6
Topic of your choice.
내가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토픽이다. 어떤 학생은 스타벅스 커피, 어떤 학생은 페이퍼 타월을 토픽으로 정해 이런 것들이 어떻게 자신의 삶을 변화시켰는지에 대해 글을 쓴다.
한 가지 주의해야 할 점은 “국제관계를 전공해서 세계 평화를 이루겠다”, “교육은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같은 뻔한 이야기는 피하고 내가 모든 것을 다 안다는 식의 잘난 척 하는 표현도 삼가도록 한다.
“에세이로 차별화를”
에세이를 통해 자신의 삶 전체를 드러내려고 욕심을 부려서는 안 된다. 하나의 에피소드를 선택해 이것이 어떻게 나의 생각과 행동, 사물을 바라보는 관점 등을 변화시켰는지에 대해 진지하게 설명하는 것이 좋은 에세이다.
이제 과외활동에 대해 짚어보겠다. 9학년이 되면 내가 지금까지 어떤 활동을 했고, 그 활동을 일주일에 몇 시간이나 했고, 지금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지 노트에 자세히 기록해야 한다.
이 과정을 거치지 않으면 몇 년 뒤 머릿속에 정리가 되지 않아 곤란을 겪을 수 있다.
누가 “너의 취미(Hobby)가 무엇이냐”라고 물었을 때 자신 있게 대답할 수 있는 게 한, 두 가지는 있어야 한다. 열심히 공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녀가 어릴 적부터 재미있게 할 수 있는 활동을 만들어 주는 것이 필요하다.
추천서는 10~11학년 핵심과목(영어, 수학, 과학) 교사로부터 받는 것이 가장 좋다.
내가 어떤 사람이고, 지금까지 성취한 것들을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이력서를 추천서를 부탁한 사람에게 건네면 큰 도움이 된다. 내가 왜 하버드, 예일 등 특정대학에 지원하려고 하는지 알려주는 것도 좋은 아이디어다.
인터뷰를 할 땐 내가 상대방에게 심어주고 싶은 3가지를 미리 메모해 둔다. 부모들은 자녀를 인터뷰하는 사람에게 접근하는 것을 피하도록 한다. 학생이 독립심이 강하다는 인상을 주기 위해서다.
“SAT Ⅱ는 보는 게 유리”
■ 벤자민 곽 (주제: UC 입학사정 절차)
전공선택 여부는
당락에 영향없어
UC의 경우 일부 캠퍼스가 다른 캠퍼스보다 합격하는 것이 더 어렵다. UC에 입학하기 위해서는 UC가 지정한 핵심과목(a-g 코스)들을 모두 이수해야 하는데 이들 과목만으로는 충분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없다. UC버클리와 UCLA가 9개 캠퍼스 중 가장 입학경쟁이 심하고 그 다음으로 UC 샌디에고가 경쟁이 심하다.
UC는 지원자의 고등학교 랭킹은 물어보지 않는다. 지원자의 입학원서에 나타난 정보를 가지고 학생이 대학생활에서 성공할 가능성을 충분히 엿볼 수 있기 때문이다.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고등학교에서 AP 등 도전적인 과목들을 많이 택해 좋은 성적을 얻고 SAT I 또는 ACT 중 자신 있는 시험을 치러 높은 점수를 얻는 게 가장 중요하다.
SAT 서브젝트 테스트는 요구사항은 아니지만 합격 가능성을 높이려면 두 과목은 보도록 한다. 특히 수학, 과학, 엔지니어링 전공 희망자들은 Math Level II 서브젝트 테스트를 봐야 한다.
캘리포니아 내 고등학교의 상위 9% 안에 들면 최소 한 개의 UC 캠퍼스에 입학이 보장된다. 그러나 이는 학생이 원하는 캠퍼스에 들어갈 수 있다는 얘기는 아니다.
현재 UC는 포괄적(holistic) 입학사정 방식을 적용하고 있다. 한, 두 가지 스펙만 보고 합격, 불합격을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입학사정관이 학생이 제출한 모든 서류내용을 검토한 뒤 누구를 받아들일지를 정하는 것이다.
UC는 입학위원회를 따로 운영하지 않으며 입학사정관들의 합격, 불합격 추천을 입학처장이 대체로 받아들이는 전통을 갖고 있다.
전공 선택은 얼마나 중요한가? UCLA에만 125개의 전공분야가 있다. 문리대에 100여개의 전공이 있는데 어떤 전공을 택해도 합격 가능성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다. 하지만 엔지니어링이나 간호학(Nursing)을 전공으로 택할 경우 입학경쟁이 더 치열하다.
UC 역시 사립대와 마찬가지로 에세이는 매우 중요하다. 에세이는 입학원서에서 찾아볼 수 없는 학생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도구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사립대가 더 쌀 수도”
■ 리처드 명 (주제: 학자금 보조의 기초)
학자금 보조 신청
10학년부터 준비
공립대가 사립대보다 학비가 훨씬 비싼 것은 사실이지만 실제로 자녀가 사립대를 공립대보다 더 저렴하게 다닐 수 있는 방법이 얼마든지 있다. 미국 학자금 보조 시스템을 잘 이해하고 이를 잘 활용하는 것이 관건이다.
재정보조는 저축하는 방식이 아니다. 재정보조는 장학금을 비롯한 merit-based와 가정형편에 근거한 need-Based로 나뉜다. Need-based는 가구수입을 기준으로 심사하며 가정 내 몇 명이 동시에 대학을 다니고 있느냐도 판단기준이 된다.
대체로 GPA가 2.0 이상이고 학생 본인의 신분이 영주권자 이상이어야 need-based 보조를 받을 수 있는 자격이 생긴다. 하지만 미국 내 100여 대학이 영주권 신청이 진행 중이거나 유학생에게도 need-based 보조를 제공한다.
많이 알려진 연방정부의 펠그랜트, 가주정부의 캘 그랜트 등 무상보조는 되갚을 수 없는 돈을 뜻하며 무상보조를 받고도 모자라는 부분은 각종 융자로 충당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 같은 need-based 프로그램에서 주는 금액이 학자금 보조의 큰 부분을 차지하므로 장학금을 받지 못한다고 크게 낙담할 필요는 없다.
자녀가 현재 12학년이고 조기전형으로 지원했을 경우 재정보조 신청 절차는 지난 10월1일부터 CSS Profile을 보내는 것으로 시작됐다. 빠르면 10학년부터 대학 학자금 보조 신청을 준비해야 한다.
<구성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