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카고대 보고서, 간격 벌어질수록 성적 높아
▶ 아시안 학생 더 많이 영향
시험에서 높은 성적을 받으려면 시험 일정 간격을 적절히 유지하는 것이 열심히 공부하는 것 못지않게 중요하다는 연구조사가 발표됐다.
특히 아시안은 타인종보다 시험 일정에 따른 영향을 더 많이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시카고 대학 연구팀이 최근 전미경제연구소(NBER)에 발표한 연구보고서에서 과목별 시험 일정이 10일 이상 차이 나는 고교생들은 하루 만에 또 다른 시험을 치르는 응시생에 비해 성적이 더 높았으며 시험을 통과할 확률도 8% 더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보고서는 대학학점을 고교에서 선이수하는 AP과목을 수강한 고교생들이 매년 5월 치르는 33개 과목별 시험에서 1996년부터 2001년까지 매년 두 과목의 시험을 치른 응시생 자료를 분석한 결과다. 매년 190만 명 이상의 고교생이 치르는 350만개의 AP시험 중에서 10%에 해당하는 11만9,069명이 치른 23만8,138개의 시험 결과를 표본으로 삼았다. 이중 14%는 이틀 연속으로, 3.6%는 같은 날 두 과목 시험을 연달아 치렀고 10%는 두 과목의 시험 일정이 7일 이상, 나머지는 2~6일 사이였다.
조사 결과 두 과목의 시험 일정 간격이 하루 차이일 때 AP시험 두 과목에서 모두 합격할 확률은 49%였으며 시험 간격이 10일일 때 두 과목 모두 합격할 확률은 52.9%였다. 이는 3.9% 포인트 차이로 합격 확률이 8% 더 높아진 것이다.<표 참조>
흑인과 히스패닉은 두 과목의 시험 일정 간격이 길어질수록 오히려 불리했던 반면 아시안에게는 백인 학생보다도 더 유리하게 작용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연구팀은 구체적인 이유는 제시하지 못했다. 시험 일정 간격에 따른 성적 격차는 인지능력을 발휘해야 하는 시험에서 학생들의 신체적·정신적 피로도가 높아지기 때문에 충분한 회복시간을 갖지 못한 채 또 다른 시험을 치르면 그만큼 능력을 발휘하기 어렵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또한 시험 일정 간격이 길면 길수록 두 번째 시험 성적이 더 높았던 점을 들어 첫 번째 시험을 치르면서 두 번째 시험에 대한 걱정과 불안감 때문에 제대로 능력을 발휘하지 못했을 가능성도 지적됐다.
보고서는 시험 에이전시나 학생 및 교사, 학부모들이 마치 2마일 거리를 한 번에 이어 달리기보다는 중간에 한 번 쉬었다 다시 뛰는 것과 같은 원리에서 시험을 준비해 최대한 효과를 얻길 기대했다.
<이정은 기자> juliannelee@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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