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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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프업/ 벨 아카데미 6학년 선진호 군

2012-09-24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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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속에서 상상의 나래 펼쳐요”

장차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할 실력 있는 테크니션을 꿈꾸는 선진호(11·벨 아카데미 6학년)군.
평소 손재주가 남달라 각종 기계 부품을 뜯어보고 만지는 일을 일상의 놀이처럼 즐긴다. 집안의 모든 가구 조립부터 공구에 이르기까지 다루지 못하는 것이 없을 정도. 끈기와 집념도 강해 한 번 시작한 일은 만족할 때까지 좀처럼 포기하는 법이 없어 예비 테크니션의 자질도 충분히 갖췄다.
물론 학교에서 제일 좋아하는 과목도 수학과 과학이다. 학교 성적도 우수해 뉴욕시 명문학교로 손꼽히는 헌터칼리지 고등학교 입학시험에 응시할 자격을 얻어 현재 내년 1월 시험을 준비 중이다.
암기력은 그 누구에게 뒤지지 않을 만큼 자신 있을 뿐만 아니라 상상력도 뛰어나다. 특히 가장 좋아하는 독서를 할 때면 상상력은 배가 된다. 책을 읽으면서 머리로는 한 편의 영화가 만들어진단다.
해리 포터 시리즈는 두꺼운 7권의 책을 무려 64회나 독파했다. 책은 그만 읽고 잠자라는 얘기는 매일 밤 부모의 유일한 잔소리가 됐다. 부모 몰래 작은 전등을 켜놓고 밤을 새워 책을 읽다보니 안경까지 쓰게 됐지만 그래도 걸레가 될 정도로 반복해서 읽고 또 읽을 수밖에 없는 책이야말로 제일 재미난 세상이라는 믿음에는 변함이 없다. 책을 빌려 읽는 것은 독서를 사랑하는 사람의 진정한 자세라고 생각하지 않고 가족들도 모두 책을 좋아해 매번 서점에서 지출하는 비용도 만만치 않다고.
책을 많이 읽다보니 텔레비전은 즐겨보지 않는 편. 한 주내내 TV 시청시간이 길어야 30분 정도다. 대신 컴퓨터를 좋아하긴 하지만 부모와 약속한 하루 게임제한 시간 30분을 철저히 지키는 자기 절제력도 강하다. 책을 읽다가 늦게 잠들어도 기상시간만큼은 정확한 시간에 일찍 일어나는 것도 습관이다.
호기심이 많고 도전정신 또한 누구 못지않게 강하다. 실패를 두려워 않고 처음 접하는 것들도 큰 주저 없이 도전하길 즐긴다.
오래 익혀온 피아노와 플룻에 이어 최근 기타도 즐겨 연주하고 있고 수영과 테니스도 수준급 실력을 자랑한다. 올해 1월 시작한 태권도에는 요즘 한창 재미를 붙이고 있는 중이다. 피아노는 월광 소나타를 가장 좋아한다. 대중음악보다는 클래식을 즐기며 교회 성가대원으로 노래 실력도 뽐내고 있다.

지도력도 탁월해 학교에서는 총학생회에서 활동하고 있다. 아직 신입생이라 큰 직책을 맡지는 않았지만 훗날 총학생회장 선거에도 도전하겠다는 계획이다.
10대로 접어들면서 말수가 부쩍 줄어드는 여느 남학생들과 달리 마치 추억의 한국 명랑만화에 등장하는 주인공처럼 밝고 쾌활한 성격도 자랑이다. 덕분에 특히 엄마에게는 더 없이 좋은 말벗이기도 하고 이제 두 돌이 지난 터울 많은 어린 여동생에게는 더 없이 자상한 오빠이기도 하다.

사교성이 뛰어나 어딜 가든 누구라도 순식간에 친구로 만드는 재주도 남다르다. 얼마 전에는 스파에서 만난 한 유명 헐리웃 영화배우와도 친구를 맺었을 정도.
미국에서 태어난 2세지만 영어 이름을 짓지 않은데 대한 생각은 “나는 특별하기 때문”이라는 대답이다. 할아버지께서 지어주신 한국 이름이 너무 좋단다. 가정에서 한국어를 사용한 덕분에 한국어 구사력도 뛰어나지만 스스로 ‘코리안 아메리칸’이라는 자부심이 커서 앞으로도 한국어 실력을 계속해서 다져나갈 생각이란다. 최근에는 한자에도 관심이 많아져 학교에서 배우는 서반아어에 이어 중국어와 그리스어까지 최소 5개 국어는 섭렵하겠다는 각오다.

나중에 커서 한국 국적을 취득하고 싶다는 바람과 나름의 계획도 소신 있게 밝힐 정도로 또래답지 않게 멀리까지 내다보는 폭넓은 안목으로 자신의 미래를 준비하고 있는 선군은 뉴루즈벨트(카매직)자동차종합정비소를 운영하는 선관규·김은씨 부부의 1남1녀 중 첫째다. <이정은 기자> juliannelee@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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