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렌트 구하기 힘들고 수요늘어 ‘가격 고공행진’
전국 2,000만 가구 이상이 소득의 30%를 렌트에 지불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렌트 중간가격도 지난 7년 사이 20% 가까이 뛰면서 중산층 이하 계층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사진은 뉴욕의 한 아파트.
소득의 30% 이상 렌트 지불 전국 2,000만 가구 넘어 7년래 최고
뉴욕시 렌트비율 68% 전국 평듄 2배 중산층 이하 계층 부담 가장 커
퀸즈는 저소득층 91%. 중산층 44% 소득의 30% 이상 렌트 지불
렌트 상승이 가파르다. 통상적으로 렌트는 가구 소득의 30%가 적정선이지만 지난 10년간 전국적으로 렌트가 빠르게 인상되면서 절반 이상을 렌트로 지불하는 가구가 늘고 있다. 특히 최근 3-4년래 주택 압류와 숏세일 등으로 주택을 포기하는 주택 소유주들이 늘어남에 따라 부동산 시장에서의 렌트 의존도는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2011년 뉴욕시 렌트 비율의 경우 68%로 전국 33%보다 2배 이상 높다.
■가파른 렌트 중간 가격 상승
연방 센서스국이 20일 발표한 ‘아메리칸 지역 사회조사(ACS) 연례집계 자료에 따르면 전국 2,000만 이상의 가구가 지난해 소득의 30% 이상을 렌트에 지불했다. 이는 지난 7년 동안 가장 높은 수치다. 이 기간 동안 렌트 중간 가격은 728달러에서 871달러로 19.6% 뛰었다. 특히 휴스턴과 시애틀 등 구인 시장이 활발한 지역에서는 2011년 8월과 2012년 8월 사이 렌트 가격 상승률이 두자리 수에 이르렀다. 렌트가 가장 뛴 지역인 플로리다의 포트 세인트 루씨에서는 2010년 전체 렌트 인구의 38%가 수입의 절반 이상을 렌트에 지불했다.
렌트 수요도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전국 주택 렌트 공실률이 2011년 7.4%로 5년래 최저치를 기록한 것이다. 트룰리아닷컴의 제드 콜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새로운 렌트 공급은 거의 없는 반면, 주택 렌트 수요는 증가하면서 렌트는 오르고 공실률이 떨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숏세일과 주택압류 등으로 잠재 주택 구입자가 줄어든 것도 렌트 수요가 늘어난 이유로 분석됐다. 주택을 잃고, 이들이 크레딧을 회복하기까지 최소한 3-4년이 걸리며, 그 기간동안 렌트를 찾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렌트 부담의 여파로 이를 덜기 위해 룸메이트나 미혼 자녀와 함께 거주하는 가구도 늘고 있다. 2007년 전국 렌트 가구당 거주 인구는 2.4명였으나 2011년은 2.5명이었다.
■뉴욕 메트로 지역 렌트 현황
2010년과 2011년 사이 뉴저지 중간 렌트 가격은 1,114달러에서 1,135달러, 뉴욕주는 1,020달러에서 1,058달러로 상승했다. 한인 밀집지역인 북부 뉴저지는 1,150달러에서 1,187달러, 뉴욕시는 1,129달러에서 1,168달러로 올랐다.
뉴욕시 5개 보로 중 렌트 중간 가격이 가장 높은 지역은 맨하탄으로 2010년 1,305달러였다. 2011년에는 1,403달러로 전년대비 100달러 가까이 뛰었다. 퀸즈가 그 뒤를 이었다. 퀸즈의 가구당 렌트 중간 가격은 1,276달러였다. 2010년에는 1,242달러였다. 브루클린에서는 2010년과 2011년 사이 1,079달러에서 1,113달러로, 브롱스에서는 974달러에서 1,012달러로 올랐다.
2011년 렌트 가구당 거주 인구수는 브롱스가 가장 높았다. 브롱스는 2.83명, 퀸즈가 2.78명, 브루클린이 2.62명이었다. 이는 전국 평균 2.4명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뉴욕시 저소득층 렌트 부담 증가
뉴욕시 감사원이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뉴욕시에서는 지난 30년 사이 중산층 이하 계층의 렌트 부담이 가장 컸다. 뉴욕 시민 중 소득의 30%가 넘는 금액을 렌트로 지출하는 가구는 1980년 39%에 불과했으나 2000년에 41%, 2010년 49%로 늘었다. 주택을 렌트하는 가구 중 20%는 소득의 75%를 렌트로 지출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30년 동안 렌트는 70% 가까이 뛴데 반해 소득 상승률은 20%를 겨우 넘어서, 해가 갈수록 렌트 부담률이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중간 렌트는 1980년 628달러, 2000년은 853달러, 2010년은 1004달러였다. 반면 가구당 중간 소득은 1980년 4만645달러, 2000년은 5만539달러였다. 2010년에는 5만886달러였다.
연소득 3만5,000달러 이하 저소득층과 연소득 3만5,000~7만4,999달러인 중산층의 렌트 부담은 타 지역에 비해 월등히 높았다. 뉴욕에서는 저소득층의 84%와 중산층의 38%가 소득의 30% 이상을 렌트로 지출했다. 반면 전국에서는 저소득층의 79%와 중산층의 26%가 소득의 30% 이상을 렌트로 지출한 것으로 조사됐다. 7만5,000달러 이상의 고소득층 가구가 소즉의 30% 이상을 렌트로 지불한 경우는 뉴욕시 7%,전국 4%에 불과했다.
뉴욕시 5개 보로 중 중산층 이하 계층의 렌트 부담이 가장 큰 지역은 퀸즈였다. 퀸즈에서는 저소득층의 91%와 중산층의 44%가 소득의 30%이상을 렌트로 지불한 것으로 조사됐다.
마이더스 부동산의 티나 김 사장은 "다른 보로에 비해 리틀넥과 오클랜드 가든 등 좋은 학군이 많아 비싼 렌트를 감수하고라도 인구가 몰리고 있다"며 "수요가 한정돼 있기 때문에 렌트가 오르고 가구당 부담이 커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저소득층을 위한 아파트 공급
블룸버그 시장은 2013년까지 75억 달러를 투자해 뉴욕시에 총 16만5,000세대의 중산층 주택을 건설한다는 ‘신규 주택 시장 계획(New Housing Marketplace Plan)’을 발표했었다. 따라서 할렘과 이스트 뉴욕 지역에 저소득층과 중산층을 위한 주택 739세대를 비롯, 퀸즈와 브루클린에서 대형 저소득층을 위한 아파트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윌렛포인트 재개발 프로젝트를 통해 저소득층을 위한 서민주택 875세대, 브루클린 윌리엄스버그에는 재개발 프로젝트를 통해 660여 세대를 건설할 계획이다. 그러나 이중 상당수의 공사가 불경기로 인한 재정부족 등으로 지연되고 있어 블룸버그 시장 임기내에 건설될지는 미지수다. <최희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