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하늘을 바라보면

2012-09-21 (금)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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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경찬 시인/워싱턴문인회

마음 속 한켠에 잡아 둔 언어들
심장 타버리는 박동 소리에
언제나 삐뚤어진 미소에 입술

흐트러진 옷매무새 여미고
경건하게 하늘을 바라볼 땐
시야엔 모든 게 가까이 있었는데

돌아서면 모르쇠로 떠나고
비웃음을 영상의 소리에 흘리는
현실을 좀먹는 인간의 존재들


하늘아래 같은 종족의 삶이
무섭게 움직이는 눈동자를 봐도
하늘을 보면 마음 편할 것 같았는데

멀리에선 서로 잘났다고 떠들어대며 떡치고
험담으로 지면을 채우는 어수선들에 바쁜 발걸음
자신을 알면 남을 존중할 수 있는 마음이 열릴 텐데

우리에겐 동방예의지국이란 게 이름표 같았지
언제 떼어 버렸는지 오랜 옛날로 잊혀지고
백의민족 한아름 되기 힘든 서로의 갈림길에 오늘

푸른 하늘을 우러러 봐도 빈껍데기에
가슴을 헤쳐 봐도 끄집어 낼 것이란
응어리져 쓸데없는 뭉개진 활자에 초상화들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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