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오늘 하루 이 창 열지 않음닫기

펌프업/ 프로페셔널 퍼포밍 아트 스쿨 이 수나비 양

2012-09-04 (화)
크게 작게

▶ 국악신동, 카르멘 주인공을 꿈꾸다

▶ 4세부터 국악재목 눈도장, 동서양 음악 섭렵

"한국의 아름다운 문화를 전 세계 친구들에게 널리 알려주고 싶어요."

뉴욕 일원에서 명문 예술 고등학교로 손꼽히는 프로페셔널 퍼포밍 아트 스쿨에 올 가을 입학하는 이 수나비(13)양은 미동부 일대 한국무용 및 국악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이미 유명인사다.

4세 되던 해에 아버지 손을 잡고 뉴욕한국국악원(원장 박윤숙)을 처음 찾았을 당시 몹시 수줍어하면서도 막상 장구채에서부터 가야금에 이르기까지 한국의 전통악기를 손에 잡자마자 신나게 두드리고 튕겨 일찌감치 국악 재목으로 눈도장을 찍었다.
그때부터 시작한 가야금은 그 어렵다는 산조를 3개나 마스터 했을 정도로 지금은 수준급이 됐다. 가야금뿐만 아니라 한국무용에서도 두각을 나타냈고 7세 때부터 시작한 피아노까지 동서양의 음악을 동시에 섭렵하며 놀라운 재능을 보여 왔다.


미주한국전통국악경연대회에서도 초등부 최우수상을 수상하는 등 10세도되기 전부터 100여건의 공연일정을 소화하며 나이답지 않은 무대경험도 풍부하다. 2007년과 2008년에는 피아노를 지도해주던 일본인 교사의 추천으로 멕시코 제일의 예술도시 모레리아와 멕시코시티의 사립 중·고등학교를 방문해 매회 1,000명의 관객 앞에서 한국무용, 가야금, 피아노 연주해 큰 박수갈채도 받았다. 당시 멕시코 유력 언론들은 동서양의 문화를 고루 익힌 한국의 음악신동이 나타났다며 대서특필하기도 했다.

중학교에 재학하던 2009년에는 그녀의 명성을 익히 들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직접 공연을 보러왔고 공연에 깊은 감동을 받은 반 총장은 자신의 소감을 담아 직접 서명한 책을 건네주며 감사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고. 반 총장이 선물한 책은 지금은 보물 제1호로 간직하고 있다.

다재다능한 음악적 재능을 겸비한 것은 물론 학업에 대한 욕심도 많아 중학교 시절부터는 본격적으로 학업에도 열심을 다하기 시작했다. 노력 끝에 중학교 시절 3년 내내 우수한 성적을 받으며 교사들의 사랑도 독차지했다. 그 결과 예술적인 재능뿐만 아니라 학업성적도 우수해야 입학이 가능하다는 맨하탄의 프로페셔널 퍼포밍 아트스쿨에 성악전공으로 당당히 합격해 가을학기 입학을 앞두고 있다.

일찍이 아름다운 한국문화에 반해 곳곳에서 공연을 펼치며 한국문화를 전파해온 것을 스스로도 가장 큰 자랑으로 여기고 있다. 예술 고등학교 입학을 계기로 앞으로는 서양의 음악도 제대로 한번 공부해보고 싶다는 의지도 강하다. 한국의 전통 판소리는 이야기 구조나 연기적인 측면에서 서양의 오페라와 통하는 점인 많아 언젠가는 오페라 ‘카르멘’의 주인공이 되고 싶다는 꿈과 더불어 장차 오페라에 한국적인 요소를 접목시켜보고자 하는 포부도 간직하고 있다.

음악적인 재능은 부친의 영향이 크다는 설명이다. 예술가의 거리로 불리는 맨하탄 이스트빌리지에서 일식 레스토랑 ‘이도’를 운영하며 식당 한 켠에 피아노와 특설무대를 설치하고 인근의 음악가들과 더불어 작은 음악회를 열고 있는 아버지의 유별한 음악 사랑을 그대로 물려받았다. 1년 전부터는 일주일에 한번은 꼭 부모가 운영하는 식당에서 자신만의 콘서트도 열어오고 있다.

앞으로 고등학교 재학기간 동안 음악적인 실력을 갈고 닦는 동시에 공부도 열심히 해 평소 원하던 컬럼비아대학에 진학하는 것도 또 다른 목표다. 영어 과목을 좋아해 장차 음악가와 작가의 꿈을 동시에 이루겠다는 각오도 대단하다. 때로는 국악이나 오페라가 아닌 K-POP 스타 ‘투애니원’의 노래를 즐기는 꿈 많고 욕심 많은 ‘어린 디바’인 이양은 이석재씨와 이영화씨 부부의 외동딸이 다. <천지훈 기자>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