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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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학 앞두고 위장전입 색출

2012-08-27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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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욕.뉴저지 우수학군들 사설조사관까지 동원

올 가을 12학년에 올라가는 아들을 둔 한인 최 모(롱아일랜드 로즐린 거주)씨는 최근 아들이 다니는 고등학교로부터 편지 한통을 받았다. 아들의 거주사실을 증명할 수 있는 증빙서류를 제출하라는 내용의 이 편지에는 미제출시 학생 등록이 취소될 수 있다는 경고문도 기재돼 있었다. 지난해 현재 집으로 이사오면서 아들의 전입신고 당시 학교에 증빙서류를 모두 제출했던 최 씨는 학교 측에 “새롭게 전학오는 신입생도 아닌데 또 서류를 내야하냐”고 따져 물었지만 추가확인이 필요하기 때문이라는 답만 들어야 했다.

내달 초 새 학년도 개학을 앞둔 가운데 뉴욕과 뉴저지의 우수학군 교육구들이 거주지 주소를 속여 명문(?) 학교에 입학하려는 이른바 ‘위장 전입’ 학생들을 색출해내기 위한 단속의 고삐를 바짝 죄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일부 학교는 위장 전입을 단속하기 위해 사설조사관을 고용해 불시에 학생의 주소지로 찾아가 학생의 방을 보여 달라고 하거나, 구체적인 증빙서류를 요구하는 방법까지 동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황용 전 뉴욕시교육위원은 “전입이나 입학등록 규정이 강화되면서 위장전입이 많은 일부 학교들을 중심으로 새학기 시작을 앞두고 거주지를 확인하는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예전에는 입학시에만 이같은 확인 작업을 해왔는데 최근들어서는 매년 조사가 이뤄지고 있는 추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학교의 경우 위장 전입 사실이 적발이 되면 학생의 입학이나 전입이 취소되는 것은 물론 벌금을 물거나 자칫 소송을 당할 수도 있다는 게 교육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실제 2010년 뉴저지 버겐카운티의 가필드 학군의 경우 위장전입을 시도한 학부모들을 상대로 벌금을 부과하고 소송까지 제기했는가 하면, 지난해에는 뉴저지 버겐카운티의 테너플라이, 포트리, 노스버겐 학군에 대한 대대적인 조사가 벌어져 수백명에 달하는 위장전입 학생이 무더기로 색출된 바 있다.

이처럼 학교들이 위장전입 단속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은 최근 학교 예산이 급격히 줄어든 데다 위장전입이 기승을 부리면서 교육의 질이 떨어지고 있다는 주민들의 불평, 불만이 빠르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퀸즈 베이사이드 소재 한 진학학원의 관계자는 “명문학교를 찾아 외지에서 등록하는 학생들이 많아지면서 해당 지역 주민들이 불평도 갈수록 크게 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허위 주소를 이용한 위장전입을 하다 적발되면 벌금은 물론 법적 처벌도 받을 수 있는 만큼 주의해야 한다”고 전했다.<김노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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