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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칼럼/ 자녀와 대화할 때 부모의 기본자세

2012-08-20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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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신(교육상담가·전 뉴욕시 공립학교 가이던스 카운슬러)

여름방학을 맞아 자녀와 부모가 함께 하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학기 중보다는 각 가정마다 서로 대화를 나눌 시간이 한층 많아졌다. 하지만 부모와 자녀의 대화는 시간보다는 짧은 시간이라도 어떻게 대화하느냐에 따라 얼마나 긍정적인 영향과 결과를 얻는지 판가름 난다고 볼 수 있다.

자녀에게 긍정적인 자아의식 즉, 올바른 자아의식과 올바른 자화상을 심어주려면 그 시작은 어릴 때부터 부모와의 관계에서부터 출발한다. 한 인간이 성인이 된 뒤에도 능동적이고 원만한 인간관계를 유지하려면 부모 및 형제자매와의 관계에서 시작하고 또한 그 세계는 대화를 통해 많이 이뤄진다. 교육현장에서 일하며 그간 만나본 미국의 학부모들을 보면서 한국의 전형적인 학부모들과 비교되는 부분이 많았다. 상당수 미국의 부모들은 자녀가 어릴 때부터 일류대학을 강조하기보다는 무한한 자유를 누릴 권리가 있으나 그 권리 속에는 책임이 따라야 한다고 가르치는데 초점을 맞추는 것을 볼 수 있다.


일류대학을 선택하려면 그 곳에 가서 얼마나 해낼 수 있는가의 궁극적인 책임을 계속 자녀에게 일깨워 주고 자신의 능력으로 충분히 감당하게끔 대화를 통해 올바른 자화상을 심어주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학생들의 자아의식이 긍정적인가 부정적인가에 따라 학업성적도 크게 차이가 있을 수 있다. 때문에 긍정적이고 올바른 자화상이 심어져 있는 학생들은 비록 높은 성적을 기록하지 못했다 하더라도 다음에 더 잘해야겠다고 먼저 생각한다. 또한 학교에서 친구들로부터 크고작은 놀림을 당해도 웃어넘길 수 있는 여유로움을 갖추기도 한다.

성인이 된 후 사회성 면에서 직장 상관에게 또는 친구에게 공손하면서도 자기 의사를 분명히 밝히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게 되는 긍정적인 인간상으로 키우고 싶은 부모들이 많이 있다. 그러자면 집에서 부모 및 형제자매와 대화할 때 갖춰야 할 중요한 기본자세를 교육하는 것으로 시작할 수 있다.

대화하는 기본자세의 첫 번째는 바로 대화 분위기 조성이다. 언제든지 하던 일을 즉시 멈추고 상대방의 얘기를 들어줄 자세로 대화에 임하는 것이 필요하다. 두 번째로는 지속성 유지다. 무슨 얘기든 중간에 상대의 말을 끊지 말고 우선 끝까지 듣는 참을성 있는 자세를 익혀야 하며 무엇보다 진지한 태도로 들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세 번째로는 재확인이다. 비록 대화의 내용이 유치하더라도 가끔 머리도 끄덕여주며 공감을 표시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네 번째로는 눈 맞춤이다. 반드시 서로의 대화를 이해한다는 중요한 표시로 가끔씩 눈을 맞춰야 한다.

하지만 아직도 많은 한인 학부모들은 자녀에게 명령하거나 복종을 요구하는 주입식 훈육방식과 교육을 강조하고 있다. 미국 사회는 웃으면서 말로 싸워서 이기는 사회적 구조를 갖추고 있다. 상대에 대한 최대한의 예의와 존경을 갖추면서도 이와 동시에 나 자신도 존경 받으려면 긍정적인 자화상과 사회성을 길러주는 올바른 방식으로 부모와 자녀의 대화가 오고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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