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모정(母情)의 세월

2012-08-14 (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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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채수희 워싱턴 두란노 문학회

자연은 온통 초록으로 모든 것 들이 한껏 푸른 초목을 이루며 환희에 젖어있는 듯한 8월의 첫 주말, 지인의 초대로 케네디 센터 테라스극장에서 열린 ‘수지 추모 음악회’에 다녀왔다.
클래식과 성가 가곡 등 다채로운 레퍼토리로 꾸며진 음악회는 내 가슴에 많은 감동을 주었다.
인간은 누구나 희로애락(喜怒愛樂)의 인생을 살아가면서 누구나 질병, 뜻하지 않은 사고로 언젠가는 세상을 떠난다.
불로장생(不老長生)을 꿈꾸던 진시황도 죽음을 피하지 못했듯, 죽음은 누구에게나 다가온다.
인생을 기독교에서는 ‘잠간 있다가 없어지는 안개’, 불교에서는 ‘한조각 구름’ 으로 표현한다. 인간의 삶이 그만큼 허무하다는 뜻이다.
가족은 중력(重力)이라고 한다. 중력은 매순간 인식하지 않지만 중력을 벗어나기는 힘들다. 그래서 부부사별은 머리에 묻지만 자식은 평생 가슴에 묻는다는 말이 있다.
어머니는 일생에 두 번 탯줄을 자른다고 한다. 자식이 출생할 때 자르고 성년이 되어 결혼하고 혹은 세상을 먼저 떠날때 마음의 탯줄을 자른다고 한다.
누구나 인간은 가슴 안에서 수많은 교향곡이 연주되고 있다. 음악은 시공을 초월하여 마음의 울림, 기쁜 마음은 생동감으로 울리고 슬픔은 애잔하게 울린다.
수지 김 추모음악회가 올해로 어느덧 12주년을 맞았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고 했는데 꽃다운 나이에 암으로 세상을 떠난 수지 김의 어머니 비비안 김은 누구보다 강인한 모정으로 지금까지 이 행사를 꾸려왔다. 그 모습에 고개가 숙여진다. 또한 추모회를 통해 암 연구 기금 모금과 음악 장학생을 선발, 지역사회에 귀감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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