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청자에 대출기간 단축 선택권 부여
정부보증 없는 모기지도 재융자 자격
시행 땐 가구당 연 3,000달러 절약효과
그동안 정부 주도의 재융자 프로그램이 여러 이름으로 실시된 바 있다. 대부분 이렇다 할 좋은 성과를 보여주지 못했다. 그러나 2009년 4월부터 실시된 재융자 프로그램 HARP는 그나마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듣고 있다. 특히 올 초부터 시행된 HARP의 업그레이드 버전인 HARP 2.0은 재융자 기준이 대폭 완화돼 보다 많은 대출자들에게까지 혜택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이제는 재융자 대상을 일반 융자로까지 확대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HARP 3.0의 시행까지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까지 시행되고 있는 HARP 2.0의 내용과 내용이 한층 더 업그레이드 될 것으로 예상되는 HARP 3.0에 대해서 알아본다.
◇ 누가 HARP 신청자격이 있나
◆보증기관
HARP는 ‘Home Affordable Refinance Program’의 줄임말로 주택시장 활성화 대책의 일환으로 시행되고 있는 재융자 프로그램이다. 2009년 4월 첫 선을 보인 HARP의 대상은 일부 모기지로 제한되어 있다. HARP를 통해 재융자를 신청할 수 있는 모기지는 컨벤셔널 모기지 중에서도 정부 금융기관이 보증을 선 모기지만 해당된다.
따라서 국책모기지 기관인 프레디맥이나 패니매가 보증을 선 모기지만 HARP를 통해 재융자를 받을 기회가 주어진다. 반면 정부 보증 없이 발급된 모기지, 연방주택국(FHA), 재향군인회(VA), 연방 농무부(USDA)가 보증을 선 모기지, 대출액이 높은 점보 모기지 등은 대상에서 제외된다. 패니매나 프레디맥의 모기지 보증여부는 각 기관의 해당 웹사이트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패니매(http://www.fanniemae.com/loanlookup/), 프레디맥(https://ww3.freddiemac.com/corporate/).
◆발급 시기
모기지 발급 시기에 따라서도 HARP 신청자격의 유무가 결정된다. 현재까지 시행되고 있는 HARP 2.0 규정에 따르면 HARP 신청자격 모기지는 서브프라임 사태 직후인 2009년 6월1일 이전 프레디맥과 패니매 등 두 기관에 매각된 모기지에 해당된다. 이 시기를 전후해 전국적으로 주택가격이 급락했기 때문에 주택가격 급락에 따른 피해주택 소유주들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다.
최근에는 발급기준 시기를 연장해 재융자 혜택의 폭을 넓히자는 법안이 상정됐다. 민주당 바바라 박서 상원의원(가주)과 로버트 메넨데즈 상원의원(조지아주)은 HARP를 신청하기 위한 모기지 발급 시기를 1년 연장한 2010년 6월1일 이전으로 하자는 내용의 법안을 마련했다.
이밖에도 HARP를 신청하려면 과거에 HARP를 통해 재융자를 실시한 기록이 없어야 한다. HARP 신청 전 6개월 내에 모기지 연체기록이 있거나 1년 내에 1번 이상 연체기록이 있으면 HARP 신청자격에서 제외된다.
◇HARP 실시 은행 따로 있어
HARP를 신청할 자격이 있다고 해서 누구나 다 재융자를 발급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프레디맥이나 패니매가 보증을 섰지만 모기지를 발급한 은행 측이 HARP 프로그램에 참여하지 않으면 해당 은행을 통한 HARP 재융자가 어렵다.
그렇다고 HARP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새 로 개정된 HARP 2.0에 따르면 현재 모기지를 보유하고 있는 은행이 HARP 프로그램을 제공하지 않을 경우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타 은행을 통해 HARP 재융자를 실시할 수 있도록 조건이 완화됐다.
따라서 모기지 보유 은행이 HARP 프로그램을 제공하지 않거나 은행으로부터 HARP 신청이 거절됐다면 일반 재융자 실시 때와 마찬가지로 다른 은행에 문의를 하면 된다. 은행별로 제공하는 HARP 프로그램의 내용을 비교하는 것도 재융자와 비슷하다. HARP 참여 은행들로부터 ‘융자 비용 견적서’(Good Faith Estimate) 발급을 요청, 제공 이자율, 수수료 비용 등을 비교한 뒤 은행을 결정한다.
◇거절 때 타 은행에 신청 가능
은행으로부터 HARP 재융자 승인이 거절됐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해서 HARP 재융자의 길이 막히는 것은 아니다. 은행마다 HARP 재융자 승인절차에 적용하는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다른 은행을 통해 재신청할 수 있다. 일반 재융자와 마찬가지로 은행별로 HARP 승인 때 적용하는 주택담보 대출비율(LTV), 크레딧 점수 기준, 모기지 보험 규정 등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업계의 한 전문가는 “여러 은행으로부터 거절당한 뒤에도 HARP 재융자에 성공하는 사례가 많다”며 “HARP에 실패하는 가장 큰 이유는 모기지 원리금 대비 시세 하락 비율이 심한 경우”라고 지적했다. 대부분의 은행들이 모기지 원금이 시세의 125%가 넘을 경우 HARP 재융자 발급을 꺼리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애리조나, 플로리다, 네바다, 가주 일부 등 주택가격 하락폭이 큰 지역에서는 모기지 원금이 시세의 2배인 경우도 HARP 재융자가 발급된 사례가 있다.
◇HARP 3.0, 융자기간 단축 가능
현재 실시되고 있는 HARP 2.0보다도 한층 더 업그레이드 된 HARP 3.0이 오바마 정부에 의해 추진 중이다. HARP 2.0을 통해 좋은 성과를 얻고 있는 오바마 정부가 대선을 앞두고 기준이 한층 더 완화된 HARP 3.0을 선보였다. 주택시장 회복을 가로막을 것으로 우려되는 불씨를 아예 차단하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고 볼 수 있다.
HARP 3.0에 추가될 내용은 크게 2가지로 볼 수 있다. 기존 HARP와 달리 3.0에서는 재융자 신청자들에게 융자기간을 단축시킬 수 있는 옵션이 주어진다. 융자기간을 단축하게 되면 에퀴티 비율이 단기간에 높아지거나 모기지를 조기에 상환하는 대출자가 늘게 된다. 이처럼 주택 소유주들의 주택담보 부채비율이 낮아질수록 외부충격 여파에 견딜 수 있는 주택시장 건전성도 회복될 것으로 기대된다.
HARP 3.0의 대상에는 국책 모기지기관 보증 모기지 외에도 일반 은행의 모기지도 포함된다. 정부 보증이 없어 HARP 재융자의 길이 막혔던 대출자들에게도 앞으로 재융자의 길이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 한 연구기관에 따르면 HARP 3.0이 성공적으로 시행될 경우 재융자 실시 가구당 연간 약 3,000달러를 절약하는 효과가 발생한다. 이 자금이 시중 경제로 흘러들어 소비자 지출 증가에도 기여할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준 최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