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케네디 센터에서 열린 수지 김 추모 음악회에 다녀왔다. 매년 8월 한여름밤에 열리는 수지 김 추모 음악회는 올해로 11년째라 한다. 암으로 투병하다가 30의 꽃 다운 나이에 세상을 떠난 딸을 기리며 비비안 김 회장이 시작한 음악회가 어언 11년이라니, 10년 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시간인데 음악회를 이끌어 온 어머니의 모성이 대단하다. 음악회를 통해 조성된 기금은 암 퇴치 연구기금과 장학금으로 기부 하니 그 숭고함이 대단하다.
‘어메이징 그레이스’ 풀룻 연주로 시작된 음악회는 따스함이 넘쳤다. 바이올린과 첼로의 하모니는 아름다움 그 자체였다. 실비아 홍, 마이클 렉터 박사의 피아노 듀오 연주는 환상적이었다. 부부 피아니스트인 젊은 연주자의 열정적인 연주는 전에 보지 못한 훌륭한 하모니였다.
워싱턴 필 하모니 오케스트라의 데이빗 김 지휘자의 지휘도 빼놓을 수 없는 보기 드문 지휘여서 청중들의 감동을 끌어내기에 충분하였다. 메트로폴리탄 합창단의 ‘그리운 금강산’도 마음에 와 닿았고 메릴랜드 기독 합창단의 가곡도 훌륭했다.
따스하고 평화로운 선율들은 마음의 상처를 치유해주고 사랑을 느끼게 해 주었다. 영혼까지 깨끗하게 해주는 음악은 승화된 ‘힐링(healing)’의 힘을 느끼게 했다.
많은 분들의 수고로 이뤄진 음악회를 통해서 감사함, 또 한인으로서 긍지와 자부심도 느껴 보았던 시간이었다. 미국은 다민족이 어울려 사는 땅에서 한인으로서 큰 음악회를 개최하는 것, 그것도 케네디 센터에서 했다는 것이 가슴 뿌듯하다. 음악은 세계공용어다. 말은 달라도 음악을 듣는 시간은 시공을 초월해 모두 한 마음이 되기 때문이다. 몸과 마음이 힘들 때, 음악이 활력소가 되며 힘들고 어려울 때에도, 즐겁고 행복 할 때도 우리의 마음을 가라 앉혀 주는 것이 바로 음악이다. 요즘 유행하고 있는 아트 테라피 중 하나인 음악치료도 클래식 등 마음에 안정을 주는 음악을 통해 마음의 병을 치료하고 궁극적으로 신체적인 병도 치료할 수 있다는 데에 바탕을 두고 있다.
케네디 센터 연주회장 객석을 가득 메운 한인들과 미국인이 함께한 1시간 반 동안의 음악회는 모두가 하나가 되는 귀한 시간이었다.
한 어머니의 강인함, 어머니가 먼저 세상을 떠난 딸에 대한 애끓는 모정을 승화시켜 11년째 이어오고 있는 음악회는 이 세상을 밝게 비추고, 암으로 신음하고 있는 사람들과 가족들에게는 용기와 희망을 전하고 있다. 앞으로도 수지 김 추모 음악회가 더욱 아름답고 명망 있는 음악회로 자리매김하길 바란다.